남원시의회 손중열 의원은 지난 19일 열린 제22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신청, 고기댐의 방류량 확대를 통한 육모정 계곡의 생태 회복을 주장했다.

손 의원에 따르면 자신의 지방선거 첫 번째 공약이 고기댐 철거 청원운동이었다. 고기댐은 식수원도 아니고 홍수조절용도 아닌 그저 운봉 일부를 지나 진주 남강·낙동강 수계로 물을 흘리는 역할 밖에는 못하는 ‘존재 가치가 없는 댐’이기 때문이다.

반면 육모정 계곡은 대한민국의 3대 협곡에 들 만큼 지질학적, 역사적, 문화적 생태의 보고지만, 최근 급격히 황폐화돼 가고 있다.

실제 육모정 계곡은 돌에 이끼가 끼고 악취마저 풍기는 수질 등급을 판별하기조차 어려운 썩은 계곡으로 변해 버렸다.

고기댐은 천륜을 어긴 것이며, 군부독재 정권의 적폐 중의 적폐다. 이젠 되돌려야 한다.

농어촌공사 남원지사에서 받은 최근 1년간 고기댐 방류량 자료에 따르면, 겨울철을 제외한 총 145만4000㎥의 방류량 중 생활용수를 포함한 94만㎥(65%)가 육모정 계곡으로 흐르고, 나머지 51만4000㎥는 낙동강 수계로 흐른다.

그러나 이를 그대로 신뢰할 수 없으며, 예전 계곡의 물길을 회복하는데 필요한 적정 수량을 방류하고 있는지 남원시의 철저한 감독과 조치가 있어야 한다.

올 여름 매일같이 육모정 계곡을 다녀온 바, 그 좋던 계곡의 폭포가 형성되지 않고 있었다. 이에 방류량을 확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 평소보다 3배 이상 유량을 흘려보냈고, 다시금 폭포가 형성되고 계곡 물길이 살아났다. 희열을 경험한 순간이었다.

고기댐이 철거된다면 주천 4개 마을, 운봉 들녘 일부의 영농에 막대한 지장이 있음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주천과 운봉 일부의 농업용수 공급 문제는 남원시의 행정 역량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후손으로부터 잠시 빌려 쓰고 있는 이 땅, 이 계곡은 반드시 원상회복됨이 마땅하다. 그러기 위해 우선은 고기댐 방류량을 기존보다 3~6배로 물을 흘려야 한다.

이어 손 의원은 이환주 시장을 향해 육모정계곡과 원천천을 반드시 살려내줄 것을 호소했다.

천혜의 환경과 유구한 역사, 문화가 우선하지 않는 남원발전, 관광남원은 허상이고 허망한 것이다. 곧 시행할 원천천 정비공사는 반드시 친수가 수반돼야 하며, 친수의 뿌리는 육모정계곡이 살아 숨 쉴 때, 지금보다 6배 이상의 물이 흐를 때라야만 가능하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고기댐의 10배, 100배 되는 규모의 댐들이 속속 철거되고 있다. 이는 시대적 조류이다. 고기댐도 반드시 철거되게 돼 있다. 그 시기가 제발 우리 대에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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