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 10년.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전북교육 혁신을 위해 걸어온 기간이다. 그런 그가 올해 펼치는 방향과 정책은 전과 다르지 않다. 혁신교육을 완성하기 위해 더 깊고 더 세밀해졌을 뿐이다.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 온 교육자치 나아가 학교자치를 실현하기 위해 밖으로는 관련 특별법 제정과 유초중등교육 권한배분을 추진 중이다. 안으로는 공모로 전달하던 학교자율선택사업 예산을 학교운영비에 더하고 있으며 전북학교자치조례 제정도 다시 진행한다.

지난해 급식에서 올해 학교운영지원비, 교복구입비, 테마식 현장체험학습비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의무교육(무상교육), 기존 어울림학교처럼 교육 불균형을 해소할 도시형 어울림학교 조성, 민주시민을 보다 전문적이고 효과적으로 키울 민주시민교육과 신설, 전북형 학력인 참학력과 그에 걸맞은 평가 도구 등도 대표적 예다.

 

1. 햇수로 취임 10년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 성과로는 학교자치의 든든한 토대를 마련한 것과 도시 지역 고등학교까지 전면 의무급식을 이룬 걸 꼽을 수 있다. 전북 모든 초중고 학생들에게 의무급식(무상급식)을 지원하게 된 건데 각 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 발씩 양보하며 마음을 모은 결과다.

학교자치 역시 타 시도교육청에 비해 상당히 앞서가고 있다고 자부한다. 공모사업이던 학교자율선택사업 운영 재량권을 단위학교에 넘겼다. 학교자율선택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학교운영비에 포함해 지원하고 있으며, 교육주체들이 학교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교자치조례 제정도 다시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단위학교의 업무를 최적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유초중등교육 권한 배분을 추진하고 학교의 재량권을 존중해 불필요한 사무 82개를 폐지했다. 89개 사무를 개선, 통합하고 교육지원청과 학교에 26개의 사무 권한을 배분했다.

 

2. 올해 3월 1일자 신설할 민주시민교육과가 궁금하다. 이를 토대로 한 조직개편 방향도 나눠달라.

-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는 내 공약이자 문재인 정부 국정 과제 중 하나(교육민주주의 회복)다. 민주시민교육과를 교육국에 신설하는 건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는 측면도 있지만 교육의 궁극적 목표가 민주시민 양성이기 때문이다.

민주시민교육은 교육의 모든 영역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통합되는 등 하나의 교과로 이뤄질 수 없다. 그러나 여러 부서에서 나눠 소화하는 업무들을 한 곳으로 모은다면 전문성과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거다.

해당 과는 민주시민교육, 학교생활교육, 학교자치 및 교원단체 3개 팀으로 운영할 예정이며 지금 인성건강과, 학생인권교육센터, 교원인사과에서 하는 업무를 이동 배치한다. 주로 민주시민교육, 다문화교육, 인성교육, 평화통일교육, 환경생태교육, 세계시민교육, 노동인권교육을 담당한다.

 

3. 금년부터 시행하는 도시형 어울림학교를 안착시킬 방안은

- 과밀 학급으로 어려움을 겪는 도시학교와 소규모 농촌학교를 한 학군으로 묶어 운영하는 기존 ‘어울림학교’는 전국적인 성공 사례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실시하는 ‘도시형 어울림학교’는 도시 간 학교에 적용하는 첫 시범사업이다.

한 도시 안 작은 학교와 규모가 큰 학교를 연계해 공동통학구로 운영할 건데, 인구이동에 따른 교육 불균형을 개선하고 아이들의 행복감을 높이기 위함이다. 농어촌 작은 학교에 희망을 찾아준 어울림학교의 성공은 통학구 조정 같은 행정적 지원과 학교 구성원들의 자발성, 민주적 학교 문화가 있기에 가능했다.

전북교육청은 도시형 어울림학교를 농어촌 어울림학교처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교육공동체의 자발적 참여로 일궈가는 학교문화라고 생각한다. 도시형 어울림학교의 성장과 변화를 주기적으로 진단하고 도우면서 성공적인 학교 모델을 만들어가겠다.

 

4. 참학력이 자리 잡으려면 평가도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도교육청 나름의 평가도구나 전국 차원 평가도구 개발 진행 상황 및 방향이 궁금하다.

- 참학력은 기존 학력 영역을 확장하고 심화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현재 초등은 성장평가로 전환해 교사별 평가가 정착 중이다. 중고교에서는 정기고사 결과와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해 교사가 관찰한 내용을 각각 성적 영역과 학교생활기록부 세부특기사항에 기록하고 있다. 비교과 활동을 성적으로 환산하진 않지만 학생부 전형에 중요요소다. 비인지적 영역 학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그 평가 필요성과 적절성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존재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2018년 ‘새로운 학력관’ 평가지표 개발을 제안해 현재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이를 연구, 개발하고 있으며 4월 발표할 예정이다. 보고서가 나오면 우리 교육청은 활용 가능한 형태로 보완, 수정해 학교에 안내하고 참학력 평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5. 올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향이나 사업이 있나.

- 취임 이후 지금까지 전북교육 혁신을 위해 매진해왔다. 전북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혁신교육을 완성하겠다.

가장 중요한 건 실질적인 교육자치를 일구는 거다. 지난해 12월 18일 교육자치정책협의회는 ‘유초중등교육의 지방분권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하기까지 아직 절차가 남아있으나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

유초중등교육 권한배분은 철저히 학교자치를 염두에 두고 진행할 거다. 교육부 권한을 시도교육청이 배분받으면 불필요한 권한이나 업무는 폐기하겠다. 학교에 도움이 되는 권한만 전달해 실질적인 업무간소화도 병행할 생각이다.

학교자치의 핵심은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과 평가에 있다.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걸릴 거다. 교육청 지원 뿐 아니라 학교의 민주주의 성숙도가 뒷받침돼야 해서다.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을 실현해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가겠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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