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기가 악화되면서 기업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 은행들의 고민 또한 깊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NH농협·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 규모를 5% 내외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전체 여신 대비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35.6~39.0%다.
하지만 올해는 시중은행들이 중기대출 규모를 늘려 전체 여신 대비 비중을 40%대 초반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그동안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확대로 이자수익을 늘려왔으나,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7~10%에 달했던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부터 5%로 낮춰야 한다.
아울러 대기업의 경우 현금 보유 확대로 은행 차입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은행들은 중기대출을 통해 이자수익을 확장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기업대출 연체율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데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은행권 원화대출 연체율은 0.60%로 전년(0.49%) 대비 0.11%p 증가했다. 대출 연체율 증가는 기업대출에서 기인한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년(0.28%) 대비 0.01%p 오른 0.29%에 그친 반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86%로 전년(0.67%)보다 0.19%p나 증가했다.
은행별로 신한은행 중기대출 연체율이 11월 기준 0.51%로 전년 말(0.32%) 대비 0.19%p 증가했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0.14%p, 0.15%p, 하나은행은 0.02%p 확대됐다.
은행 관계자는 "중기대출 연체율은 변동폭이 커 예측이 쉽지 않지만, 올해 중기대출 외 이자수익 창출 여력이 크지 않아 중기대출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은행권은 중기대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여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은행 관계자는 "올해 경제성장률 둔화 및 부동산 시장 하락은 중소기업 부실로 이어지느데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실이 확대되기 전에 중소기업 사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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