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백남준 등 초·중·고 미술교과서에서 봐왔던 한국 근현대 대표 작가의 작품이 정읍에서 공개된다.
  특히 인기드라마 ‘남자친구’에서 노출되며 화제가 됐던 작품‘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그렸던 김환기 화백의 100억 원(예상가)가치로 평가받는 작품도 전시된다.
  24일 개막한 정읍시립미술관 특별기획전시 ‘100년의 기다림-한국근현대명화’전은 전국적으로도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대형 전시다.
  가나문화재단이 소장한 작품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전시로 조선이 서양미술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1900년 이후부터 100년의 시간을 망라했다.
  한국근현대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작가 49명의  회화, 한국화, 조각, 입체, 미디어 작품 등 70여점이 소개된다.
  한국현대미술의 고전이 된 김환기, 화강암 같은 고졸한 질감으로 한국적인 미감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박수근, 전설이 된 비운의 화가 이중섭, 조선최초 여성 화가로 시대를 앞서간 신여성 나혜석, 한국적 인상주의를 구축한 오지호, 민중미술의 전설 오윤, 그림만큼이나 화려하고 비극적인 삶을 산 천경자, 미디어 아트의 아버지 백남준 등 미술사적 맥락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가진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교과서 속 우리 미술’, ▲‘한국화’를 넘어 ‘한국화로’▲새로운 표현의 모색 등 세 개의 전시키워드로 구성됐다.
  ‘교과서 속 우리 미술’은 교과서에 등장할 만큼 역사상 가치가 확고한 걸작들로 구성돼 있다. 일제와 한국전쟁, 그리고 민주항쟁까지 혼돈의 시기 속 예술의 낭만이 꽃 핀 한국근현대미술 백년을 돌아보며 예술가의 열정과 예술의 혼이 담긴 작품을 소개한다. 권진규, 구본웅, 김경, 김병기, 김환기, 나혜석, 도상봉, 박고석, 박상옥, 박수근, 박영선, 손응성, 오윤, 오지호, 유영국, 이봉상, 이수억, 이인성, 이중섭, 임직순, 장욱진, 정규, 한묵, 함대정.
  ‘한국화’를 넘어 한국화로’는 과거 전통미술이건 서양미술이건 모두 20세기 한국사회의 감각과 정신을 흡수하는데 성공하여 이른바 ‘한국의 회화, 한국의 미술’로 정착된 작품들로 이루어졌다. 권영우, 김기창, 김은호, 남관, 박래현, 박생광, 변관식, 이상범, 이응로, 장우성, 천경자, 황창배.
  ‘새로운 표현의 모색’은 광범위한 표현 기술과 다채로운 방법론을 구현한 현대미술의 다양한 방법론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곽인식, 권옥연, 김흥수, 문신, 백남준, 변종하, 운명로, 윤중식, 이대원, 이성자, 전수천, 최영림, 하인두.
  특히 정읍 출신인 천수천과 윤명로의 작품도 고향에서 선보인다.
  이처럼 ‘100년의 기다림-한국근현대명화’전은 20세기 한국미술의 전체상을 한 눈에 보여주고 있다.
  전시는 4월 20일까지 진행되며 무료입장이다.(매주 월요일 휴관, 설날 당일 휴관) 또한 일반 시민들과 학생들을 위한 전시연계 체험프로그램으로 1층 뮤지엄교육실과 2층 라운지에서‘내가 만드는 명화’와 ‘함께 만드는 명화’도 운영한다.
  ‘내가 만드는 명화’는 박수근의 ‘소금장수’와 권진규의 ‘고양이’에 직접 컬러링을 하도록 했고 ‘함께 만드는 명화’는 김환기의 ‘산월’을 모자이크 스티커를 붙여서 완성하는 체험이다. 이밖에 미술관 입구에 명화를 소재로 한 포토존을 만들어 관람객들이 추억을 남기고 SNS 업로드를 유도키로 했다.
  이흥재 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가들이 어떻게 뜨겁게 역사를 맞이하고 작품으로 표현했는지, 얼마나 다양하고 풍요로운 표현방법들이 있는지 음미하고 교감하고자 한다”며 “특히 올해가 ‘정읍방문의 해’인 만큼 정읍 시민은 물론 다른 지역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전시를 같이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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