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특례시 지역균형발전 신호탄

오피니언l승인2019.02.27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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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술 전주시의회의장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대한민국의 성장은 지역에서 시작한다며, 전국 지방자치단체 하나하나의 성장판이 열려야 대한민국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은 곧 지방균형발전을 강조한 말로 읽힌다.
 한걸음 더 나아가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주민등록상 인구 100만 이상인 대도시에 대해 별도의 행정적 명칭인 ‘특례시’를 부여하고 추가적인 사무 특례를 확대해주겠다고 발표했다.
 행안부의 계획에 따르면 특례시는 현행 지방자치단체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법적으로 행정·재정적 특례를 부여받는다. 독자적인 계획을 수립·추진할 수 있고, 중앙정부와 행정업무 조정이 가능한 ‘강화된 자치행정력을 갖춘’ 도시로 지위를 부여받는다.
 세부적으로는 부시장을 2명까지 둘 수 있으며 사립박물관·사립미술관의 승인 권한과 개발제한구역 지정 및 해제권한, 자체 연구원 설립 등의 권한이 주어진다.
 문재인 정부의 이런 발표에 우리는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향한 실천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에서 두 팔 벌려 적극 환영한다. 그런데 정부가 단순 인구수만으로 ‘특례시’를 지정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해서는 강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개정안을 보면, 특례시로 지정될 수 있는 지역은 수도권(수원, 용인, 고양)과 경남(창원)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들 지역은 도시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는데다, 인구도 많은 도시들이어서 특례시가 되면 추가 혜택을 받는 셈이다.
 그러나 간과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인구 100만 이상 도시가 특례시로 지정된다면 전북·충북·강원 등의 입지는 더더욱 약해질 수밖에 없다. 
 전주는 거주인구가 66만 정도이지만, 작년 10월 KT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하루 최대 전주시 생활인구는 90만에 달한다. 100만 인구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특례시 지정을 받지 못한다면, 또 하나의 차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전주는 전남·광주와 함께 호남권으로 묶이는 바람에, 정부의 예산 배분과 기관 이전·설치 등에서 차별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전주는 드론·탄소산업의 메카로, 매해 천만 관광객이 찾는 한옥마을을 가진 대표 관광지로, 사람을 살리는 따뜻한 복지의 도시로, 자연과 어울리는 친환경·생태도시로 발돋움했다.
 역사적으로 특정 지역에 편중되어 온 경제개발과 산업화로 인해,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아온 전주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시민 모두의 힘 덕분이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치공학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때, 전주의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 들어온다면 답은 수월치 않다.
 지금 우리 시민들은 수도권과 영남에 편중되어 왔던 국가지원을 골고루 받고, 전북 발전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전주를 특례시로 지정해서 지역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병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시분당구갑)이 지난 12월에 ‘인구 50만 이상으로서 도청 소재지인 대도시’와 ‘행정수요자 수 100만 이상 대도시’가 특례시 지정 기준에 포함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여 추진 중이다.
 전주의 특례시 지정을 향한 강한 열망은 전라북도나 타 시군의 몫을 줄이지 않으면서 전라북도의 맏형으로 중추적인 성장을 이루어내겠다는 굳은 의지이자, 진정한 국토균형발전으로 이어지는 신호탄이다.
 도시의 크기와 잠재력을 단순 인구수로만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다. 정확한 행정수요 분석으로 도시의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
 국내 지역별 예산 규모를 살펴보면, 광역시가 없는 지역은 광역시가 있는 지역의 2분의 1, 적게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할 만큼 격차가 크다. 누적되어 온 차별의 고리는 끊어야 한다.
 부자도시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도시는 영원히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면 국토의 균형발전은 영영 불가능하다. 특례시 지정 기준을 재정비해야 된다는 지역의 목소리에 정부와 국회가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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