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사미’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라는 신조어다. 일상이 된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전북 지역도 6일째 주의보 및 경보가 발효되는 등 미세먼지로 몸살을 겪고 있다. 연일 지속되는 잿빛 하늘에 봄날도 무색한 지경이다.

미세먼지 취재기, 결론부터 말하면 불안과 불편 답답함이 일상에 침투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은 전날부터 시작됐다. 4일 오후 5시를 넘겨 전북도와 전주시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안내 문자를 발송하면서다. 대중교통 이용과 외출시 마스크 착용을 안내했다.

5일 오전 7시 기상과 동시에 대기질 정보 확인으로 취재는 시작됐다.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만큼이나 관련 어플도 다양했다. 에어코리아 환경부 대기환경정보에서 제작한 어플은 이날 전북 지역 미세먼지와 관련해 비상저감조치 발령과 ‘매우나쁨’ 등을 안내했다.

익숙하지 않은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집밖을 나섰다. 회사원, 대학생, 버스 운전기사 등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었다. 개중에 패션마스크나 등산용 면소재 마스크 등 미세먼지 여과 기능에 의문이 드는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도 더러 보였다. 안경을 착용한 탓에 김이 서리는 등 하루 종일 불편이 따랐다. 누렇게 변색된 안감을 확인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을 악용한 꼼수 마케팅도 넘쳐났다. 핸드폰 어플과 인터넷 공간에선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공기정화 식물 등 관련 제품 홍보가 빗발쳤다.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 때문인지 또는 30~40% 가량 할인된 가격 혜택인지 제품은 금방 동났다. 대부분 제품은 미세먼지에 대한 탁월한 기능을 선전했지만 이에 대한 검증은 살펴볼 수 없었다.

미세먼지 관련 제품은 오프라인 공간에도 침투했다. 약국과 마트마다 소비자들의 눈에 띄기 좋은 장소에 마스크를 진열했다. 일회용 마스크가 비싸게는 5000원을 넘겨 판매됐지만 제품은 몇 남지 않았다. 최근에는 없어서 못 판다는 것이 업주의 설명이다.

직장인들의 대화에도 단연 미세먼지가 오르내렸다. 차량2부제에 따른 차량운행 방식이랄지 공기청정기의 효능이랄지 걱정과 의문으로 넘쳐났다. 식후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면서는 환기를 하는 것이 유익할지 밀폐된 실내 공기가 유익할지 의문도 들었다. 대체로 검증된 정보 없이 소위 ‘카더라’였다.

근무를 마칠 때쯤 익숙한 문자 한통을 볼 수 있었다. 전북도와 전주시에서 보낸 6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안내문자다. 지난 2월 22일과 이달 1일, 5일에 이어 4번째 조치다. 이날 겪은 불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생각에 무거운 마음이다. 돈 주고 물을 사마시는 시대를 넘어 숨 쉬는데도 돈을 들이는 시대가 이미 왔다.

이날 에어코리아는 오후 5시 기준 전북 지역 미세먼지 측정값(PM2.5)을 다음과 같이 안내했다. 당일 평균 142㎍/㎥·최대 156㎍/㎥·최소 131㎍/㎥, 시간 평균 131㎍/㎥·최대 156㎍/㎥·최소 99㎍/㎥ 등이다.

평균값 기준 지역별로는 익산시 남중동 180㎍/㎥, 군산시 신풍동 161㎍/㎥, 전주시 팔복동 160㎍/㎥ 순을 보였다. 낮은 지역은 전주시 삼천동 75㎍/㎥, 정읍시 연지동 87㎍/㎥, 고창군 고창읍 90㎍/㎥ 등을 기록했지만 모두 미세먼지 예보등급 ‘매우나쁨’에 해당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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