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에 피는 햇살 강산은 열려 금만경 넓은 벌에 굽이는 물~결...(후렴)깃발을 올려라 힘을 빛내라 밝아오는 내 나라 우리 대 전북’
지난 1962년 10월 만들어진 뒤 57년간 전북을 상징하고, 도민의 결집과 애향심을 고취시켜 온 ‘도민의 노래’ 가사이다.
김해강(전주 출생)이 작사하고 김동진(평남 출생)이 작곡한 이 노래는 앞으로 불려 지지 않을 전망이다.
‘도민의 노래’는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된 작곡가 김동진과 최근 친일 행적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작사가 김해강의 작품으로, 그간 ‘사용 폐기’ 주장이 상당했다.
또, 같은 인물이 작사한 ‘전주시민의 노래’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전북도는 12일 “도민의 뜻을 모아 새로운 전북도민의 노래 제작을 제안한다”는 이병도 도의원의 (도정)질의에 대해 “기존 전북도민의 노래 사용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병도 의원은 “황군흥폐, 일황에 충성하는 군대의 흥하고 망하고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칭송한 인사가 만든 노랫말을 도민의 노래, 전주시민의 노래로 부른다는 것은 그 자체로 치욕이 아닐 수 없다”며 “삼일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 도민의 뜻을 모아 새로운 전북도민의 노래, 전주시민의 노래를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도는 “도민의 노래는 그간 도민의 애향심을 고취해 왔으나 작사자 김해강 시인의 친일행적이 드러나고, 김동진 작곡가 역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도민들이 실망감을 느끼게 됐다”고 답했다.
도는 이날 도민의 노래 사용을 전격 중지키로 하되, 새로운 노래 제작 여부는 도민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 심도 있게 검토한 후 결정할 방침이다.
전국적으로 친일 인사의 작사·작곡 노래를 보유 중인 곳은 전북을 비롯해 경기, 충북, 경남 등 4개 시·도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경기도는 ‘제창 보류’ 결정과 함께 재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남과 충북은 인지 후 관망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까이 전북도교육청은 친인 인물이 작곡한 도내 25개 학교의 교가에 대해 개선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병도 의원은 덕진공원에 세워져 있는 ‘김해강 시(詩) 비(碑)’의 처리계획(철거)에 대해서도 도의 입장을 물었다.
지난 1993년 건립된 ‘김해강 시 비’는 시인의 친일행적에 대한 논란으로 철거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 오른 상태다.
도는 “덕진공원 관리기관인 전주시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시 비’ 철거와 ‘시민의 노래’ 중지 등의 사안을 놓고 현재 내부적으로 적극적인 검토를 거치고 있는 상태”라면서 “이 문제는 전북문인협회, 전주문인협회 등각 단체와의 협의도 필요한 만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결론을 지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승훈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