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전주고속버스터미널 택시승강장 가로수 인근. 가로수 주변에는 수많은 흡연자들이 찾은 흔적을 나타내듯이 수십여 개의 꽁초가 널브러져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에서 내린 흡연자는 약속이라도 한 듯 가로수 옆에서 흡연을 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택시를 타기 위해 지나는 사람들은 담배연기를 피하기 위해 코를 막고 빠르게 뛰어가거나, 우회해서 지나갔다.

터미널 인근 곳곳에 금연구역을 알리는 현수막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 같은 상황에 일부 흡연자들은 금연구역 내 흡연부스 설치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흡연자 A씨(29)는 “장시간동안 흡연을 할 수 없는 상황은 흡연욕구를 강하게 하는데, 터미널 주변에는 흡연부스 등이 없다”며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흡연자들의 권리도 보장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비흡연자 B씨는 “비흡연자로써 담배냄새는 불편함을 떠나 고통으로 다가온다. 타지역 터미널처럼 흡연구역을 따로 만들어서 간접흡연으로 해방되도록 조치를 취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타지에서 전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장소인데, 혹여 불쾌한 이미지만 남을까 걱정이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상황은 비단 이곳에만 그치지 않고 전주 시내 곳곳에서 간접흡연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전주시청 앞, 시의회 건물 뒤편, 현대해상 건물 주변 등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이들 지역 역시 흡연부스 등 흡연구역이 따로 마련되지 않아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하는 비흡연자들이 많다.

반대로 인도주변이나 건물 사이 등 숨어서 흡연을 하는 흡연자들의 모습이 점차 늘고 있다.

금연구역이 점차 늘어나는데, 흡연구역은 줄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전주시 보건소에 따르면 금연구역은 지난 2012년 10월 30일 전주시 금연환경 조성 및 간접흡연피해방지 조례가 제정되면서 2017년까지 늘어나고 있다.

반면, 흡연부스가 별로도 설치된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주시 보건소 관계자는 “고속터미널 등은 공용시설로 금연구역으로 지정이 됐지만, 사유지에 해당해 지자체에서 관여하기 힘든 부분이다”며 “현재 금연정책상 흡연부스는 흡연을 장려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어, 흡연구역 등에 대한 예산을 편성할 수 없는 실정이다”고 말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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