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가정의 달이며, 스승의 날이 있어 스승과 제자들의 특별한 관계를 얘기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요사인 스승의 날이 있는지 조차 확인이 아쉬운 때가 되고 말았다.

신문의 사설에서도 지적했듯이 ‘스승의 날’이 제 대접을 받지 못하고 학부모는 물론 교사들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이런 것 아랑곳 하지않고 스승 공경의 사표가 된 특별한 ‘스승의 날’ 행사가 있었다.

지난 12일 오후 1시 40여년전에 폐교된 장수야간중학교(공식명칭: 장수고등공민학교) 졸업생들이 선생님들을 모시고 특별한 ‘스승의 날’ 행사를 전주시 완산구 모심미가에서 갖게 된 것이다.

장수야간중학교를 졸업한 3회부터 13회까지 졸업생 50여명이 서울, 대전, 부산, 전주, 장수 등에서 모여 유승인 교장선생님, 고강영교감선생님 등 12명의 선생님들을 모시고 스승의날 행사를 가졌던 것이다.

첫 순서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마치고 교가(푸른솔)를 부르는 순간에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배우면서 일하자! 일하면서 배우자!" 부분에서는 모든 참석자들이 두번 세 번 흐느끼며 이윽고 모든 이들이 울고 말았다. 어렵고 힘들었던 그 시절을 그냥 넘기지 못한 것일까?

(푸른솔 - 교가)
우리들은 자라나는 푸른 솔이라, 하늘의 흰 구름을 잡으려는 젊은 꿈
그 꿈을 담뿍 안고 우거지는 숲이다, 비바람 눈보라에 더욱 푸른 솔이다
배우면서 일하자 일하면서 배우자, 온 나라 갈피갈피 밝게 비칠 우리들

선생님들은 “거짓말 하지 말아라, 도덕질 하지 말아라, 착하게 살아라" 이렇게 가르쳐 주신 교육 때문에 우리 모두 제 꿈을 이루며 잘 살고 있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하고 자원봉사로 야간에 학생들을 가르쳐 준 선생님들은 모두가 큰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장수야간중학교는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직업 청소년들에게 야간시간을 이용 무보수로 중학과정을 교육시켰으며, 지역 어르신들의 협조를 받아 교복도 교모도 만들어 입혀 가며 교육을 시켜 주신 스승님들의 은혜를 오늘 하루라도 보답하기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그들은 직장의 사환으로, 가정부로, 신문팔이로 가정 형편이 어려워 중학을 가지 못한 불우 청소년들이었다.

장수야간중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도 졸업하고, 현재는 부군수를 지낸 제자, 중소기업대표, 소설가, 시인, 유치원 원장, 교사, 공무원이 되어 모든 분야에서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현직 교사가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꿔 달라‘는 국민청원을 내고 이 청원에 많은 국민들이 찬성을 하고 있다고 하니 참 마음이 편하진 않다.

필자는 13년 동안을 야간학교를 운영했던 사람으로서 제자들의 고마운 마음에 그 시간 내내 눈물을 흘렸다.

                        -고강영 한국문인협회 장수지부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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