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엔 엄격·약자엔 자비 베푸는 문화 정립"

<권순범 전주지검장>전북 오기 전 ‘법조삼성’ 들으며 지검이 나아가야할 방향 모색 검찰-지역 함께하는 각오 다져 권순재 기자l승인2019.07.31l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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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전주지검을 지켜봐 달라. 잘하는 부분은 격려해주고 미흡한 부분은 애정 어린 비판을 해주면 감사하겠다.”
지난달 31일 전주지검 제66대 검사장에 취임한 권순범 전주지검장이 취임식과 기자 간담회를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탁월한 기획력과 추진력으로 형사법제 전문가로 평가받는 권 지검장을 만나 그의 소신과 전주지검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들었다.<편집자주>

Q. 전북에서의 근무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에 온 소감은 어떠한가?
A. 아쉽게도 전북에서의 근무는 검사생활을 20여년 해오는 동안 이번이 처음이다. 인연이 드디어 닿아 전북에서 근무하게 됐다.
전북에서의 근무를 준비하다보니 이 지역에서 배출된 법조3성의 말씀을 구체적으로 듣기도 했다. 여기에 전주지검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검찰과 지역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각오를 다지게 됐다.

Q.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식에서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을 강조하는 등 조직 운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중앙과 지역의 상황은 다소 다른데 지검사장으로서 전주지검을 어떻게 이끌어갈 계획인가?
A. 윤석열 검찰총장의 언급은 전국을 아우르는 큰 틀에서의 방향제시라 생각한다. 정책을 따르면서도 지역의 특수성도 고려돼야 한다.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진단해 지역의 안정과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많은 분들을 만나 귀를 기울이겠다. 검사장 역할에 국한하지 않고 여건이 닿는 한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경청해 지역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하겠다.

Q.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다. 벌써부터 과열, 혼탁 선거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총선 수사 어떻게 진행할 계획인가?
A.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는 소속 정당, 친분, 지위, 신분을 가리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선거와 관련된 고소 사건에 대해 지나치게 장기간 수사해 검찰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반대로 당선인이더라도 혐의가 드러나는 경우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집행하는 것이 검찰의 역할이다.

Q. 20년 넘는 검사 생활에서 기억에 남았던 사건이 있는가?
A. 물론 떠오르는 사건이 있으나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함에 있어 부적절하다 생각한다.
법무부 정책기획부서에서 다년간 근무를 했는데 가장 최근에는 인권부를 신설하는 작업을 했다. 1년여 인권부 신설에 참여하면서 인권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는 계기가 됐다.
인권과 관련해 부족하고 빈틈이 아무래도 있다.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겠지만 점진적으로 인권친화적인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어 추궁하는 방식에서 이야기를 최대한 듣는 방식을 도입하고자 한다. 물론 묻고 추궁해야 하는 사건이 분명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건도 많다.
개인 간의 분쟁 등 민사적인 많은 부분이 고소를 당했다는 이유로 추궁하는 것은 인권적 시각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사건 당사자의 말을 최대한 들어줄 수 있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실무적인 디테일은 차후 조직 구성원들과 상의해 나갈 것이다. 누군가는 시도를 해야 한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바람직한 업무 방향이 도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

Q. 올 연말 신청사 이전을 앞두고 있다. 만성 법조시대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A. 구체적 보고 받지 않았지만 청사 이전 전후로 해서 사건 당사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먼저다.
특히 새 옷을 입는 만큼 청사 이전을 계기로 그간의 관행과 인식을 달리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취임식에서도 강조했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고, 쓸데없는 일은 버리도록 할 방침이다. 또 권위주의적인 조직문화를 타파하고 잘못된 성과주의를 배척토록 하겠다.

Q. 끝으로 조직 구성원 또는 도민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A. 취임사를 통해서도 강조했지만 직원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행복을 전달하기 어렵다.
이에 사건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업무를 기계적으로 처리하지 않았으면 한다. 사건 하나하나에 개개인의 사연이 담겨있다. 기계적인 업무는 사건 당사자의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 검찰은 강자 앞에선 엄격하고 약자 앞에선 자비를 베푸는 검찰이어야 한다. 이를 지킨다면 검찰을 바라보는 전북 도민들은 ‘속이 시원하다’ ‘통쾌하다’ ‘인간적이다’ ‘살맛난다’고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전주지검도 지속적으로 도민과 소통하면서 상생하고 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권순재기자·aonglhus@


권순재 기자  aonglh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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