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우대국)에서 제외한 첫 날인 28일, 제조업 생산현장을 찾아 ‘경제독립’을 강조하며 극일 의지를 재천명했다. 청와대도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에 강한 유감을 공식 표명하고 “당초 안보문제와 수출규제 조치를 연계시킨 일본이야말로 역사를 바꿔 쓰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현대모비스 친환경차 부품 울산공장 기공식 및 부품기업 국내 복귀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에 참석해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체제가 흔들리고 정치적 목적의 무역 보복이 일어나는 시기에 우리 경제는 우리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국가 경제를 위해 국민과 기업이 뜻을 모으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우리 경제를 지키자는 의지와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8월 들어 기업 생산현장 등을 방문하며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선 극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 정밀제어용 감속기 생산 전문기업을 찾은 데 이어 20일에는 전주의 탄소섬유 공장도 방문해 기술국산화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또 26일에는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업 투자하는 ‘애국펀드’에 직접 가입하기도 했다.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탈일본을 가속화하자는 경제독립의 의지를 거듭 보이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도 이날 일본의 수출무역관리령 강행에 강하게 유감을 표하고 양국의 신뢰를 훼손한 것은 일본이 먼저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일본이 우리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우리가 수출규제 조치를 안보 문제인 GSOMIA와 연계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초 안보 문제와 수출규제 조치를 연계시킨 장본인은 바로 일본”이라고 지적하고, 지소미아 재검토와 관련 “공은 일본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보편적 이익을 추구하는 다자주의가 퇴보하고 있고 자국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기조가 확대되고 있다"며 "우리로서는 이러한 현실에 기반해 우리의 국익을 위한 외교적 공간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한미동맹 균열 우려에 대해서는 거듭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며 “오히려 정부는 한일 GSOMIA 종료를 계기로 안보에 있어 우리의 주도적 역량 강화를 통해 한미동맹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최홍은기자·hii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