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 전환은 교육 수요자 의견에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립과 사립이 함께할 때 의미가 있다고 덧붙인다.

학생과 학부모 생각이 1순위라는데 이견은 없다. 김제 한 사립중 교장은 “전환 장단점이 있는 만큼 어디든 100% 찬성이나 반대는 없다”며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방향을 따라야 한다. 그게 바로 수요자를 위한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익산교육지원청 담당자는 “11월 중 교육 수요자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결과대로 움직일 것”이라며 “설문에 참여하는 건 그 내용을 반영하겠단 의지다. 반대할 거면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전환을 둘러싼 온도차는 여전하다. 비평준화지역(전주 군산 익산 제외) 중고교를 운영하는 사학의 경우 학생이 학교에 지원하는 방식이라 전환 시 고교생 모집을 우려한다.

그럼에도 남녀공학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란 인식이 우세해, 5개 지역 모두 바뀔 거란 기대감이 크다.

전북 지역 중학교 209곳 중 81.3%인 170곳이 남녀공학이다. 장점으로는 학교 선택 기회 확대, 원거리 통학 여건 개선, 양성에 대한 이해, 수업태도와 집중력 향상을 꼽는다.

전주 지역 여중 2곳(성심여중, 효문여중)를 비롯해 장기적으로 고등학교도 전환해야 한다는 사회분위기도 설득력을 더한다.

정읍 지역 한 학부모는 “집 근처 남중만 2개라 초3인 딸은 먼 여중에 가야 한다. 가까운 학교에 갈 수 있는데 굳이 성별 구분해서 멀리 가야 하나”라고 털어놨다.

이어 “요즘은 자녀를 한 둘 낳으니 아들만 혹은 딸만 있는 경우가 많다. 근데 세상에는 여자와 남자가 함께 있지 않나. 왜 중고등학교만 따로 지내나”라며 “어울려 생활하면 서로를 자연스레 이해하고 더 건강하게 교제할 것. 이게 진짜 공부”라고 강조했다.

전환 여부를 가르는 설문조사도 채 마치지 못한 상황, 학부모들 사이 사립이 어렵다면 공립부터 바꿔달란 얘기가 나온다.

사실상 어려울 걸로 보인다. 학교 간 학생 수 차이가 커지고 공간과 시설이 부족하면 학생 학교생활이 어려울 수 있어서다.

고창, 익산처럼 해당 학구에 2교밖에 없는 경우 공학엔 3/4, 비공학엔 1/4이 다니는 등 이 현상은 극대화될 거다. 더디더라도 공립과 사립이 같이 가야한다는 건 이 때문.

전교조 전북지부 김형배 정책실장은 “몇몇 지역 전환 공청회에 가보니 사립이 사안을 교육적으로 해석하기보단 학교 유불리로 따진단 생각이 들었다”며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사학이 자율성(자주성) 확보하고 공공성 가져야 한다고 나오는데 순서를 바꿔야 한다. 여러 대법원 판례 결정문을 보면 사학도 공공성을 답보한 상태서 자율성 확보하라 나온다”고 밝혔다.

전북도교육청과 5개 교육지원청 차원 지원도 섬세하고 빠르게 이뤄져야 할 걸로 보인다. 몇몇 사학은 “화장실과 탈의실 같은 기본시설과 교원들의 양성평등 인식을 높이는 교육은 필수적이다. 신속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학교 차원 수요도 살펴야 한다”고 전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공립 전환은 최후 방안이다. 공립만 바꾸면 사립은 위축되는 만큼 되도록 같이 갈 거다. 사립학교에서 요구한 사안 중 몇몇은 교육부에 건의할 생각”이라며 “남녀공학 시 행‧재정적 비용은 물론 학교별 필요도 제공한다. 내년 추경 예산을 세울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전주 지역 여중들도 학급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사실상 전환해야 하고 고교도 마찬가지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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