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정신은 전주의 역사문화를 만들어 오고 미래를 창출해 갈 보편적 전주사람들의 집단적 정신으로 전주의 얼이고 혼이다.”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지난 1일 전주시 주최로 전주역사박물관에서 열린 2019 전주정신 포럼 ‘인물로 본 전주정신?꽃심’에서 ‘전주정신 꽃심의 개념과 역사적 인물’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전주정신은 전주사람들의 집합적 정신”이라며 “전주는 ‘대동·풍류·올곧음·창신’의 정신으로 새로운 사회를 열어간 꽃심의 도시로 꽃심은 이 4대 세부정신을 품고 있는 전주의 대표정신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꽃심을 선포한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어렵고, 국어시전에도 실린 말이 아니라는 부정적 시각을 알고 있지만 순우리말인 꽃심을 많이 사용하면 국어사전에도 등재 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꽃심에 모든 시민이 동의하지 않고 꽃심만이 전주정신인 것은 아닐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오랫동안 전주정신에 대한 논의를 통해서 찾은 것이 꽃심인 만큼 부족한 점을 보완해 가면서 전주의 미래를 열어가는 정신으로 잘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법종 우석대학교 교수는 ‘전주의 역사문화 속에 나타난 대동’ 주제발표에서 대동의 인물로 ‘정여립’을 꼽으며 그의 대동사상에 주목했다.
  조 교수는 “비록 신분적 한계를 뛰어넘지는 못했으나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더불어 사는 세계에 대한 지향성 역시 전주의 지역성에 기반한다고 보고 있다”면서 “동학농민혁명과 조선말 천주교와 개신교가 전주에서 꽃피울 수 있었던 것도 새로운 세상, 이상세계에 대한 열망으로 넉넉한 심성과 여유로부터 비롯된 전주사람들의 포용과 대동의 정신이 작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병창 우석대학교 교수는 ‘예술로 승화한 전주의 풍류’ 주제 발표에서 전주의 문화와 예술을 이끌어온 ‘풍류’의 대표인물로 ▲비가비 명창 권삼득 ▲서예가인 창암 이삼만 ▲연극인 박동화를 꼽았다.
  곽 교수는 “이들은 스스로의 예술적 욕망에 충실했고, 당대 주류 예술의 흐름에 편승하지 않으며, 그들의 예술정신이 지금까지도 이어지며 다른 영역에 소중한 원천과 영감을 주었다는 점에서 전주의 숱한 풍류 가객과 문인, 예술가들 중에 이 셋을 가려 되짚어 보았다”고 설명했다.
  김기현 고전번역원 전주분원장은 ‘올곧음의 정신’ 주제발표에서 ‘올곧음’을 의로움으로 보고 ▲금재 최병심 ▲간재 전우 ▲진일재 유승조 ▲고재 이병은을 상징 인물로 선택했으며, 의로움의 정신을 뛰어넘는 궁극의 가치로 인간애를 강조하며 ▲죽도 정여립도 올곧음의 범주에 포함시켰다.
  김 교수는 “한국 문화 전반에 흐르는 선비정신의 맥락에서 볼 때 올곧음이 전주지역에만 특유한 정신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주지역에서 올곧음의 기풍을 말하지 못할 것도 없다”면서 “지역민들 모두가 올곧은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 정신을 흠모하고 숭상했던 마음이 다분하였음은 전주가 ‘양반도시’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함한희 전북대학교 교수는 ‘역사의 신 지평을 연 창신의 인물론’ 주제발표에서 ▲견훤 ▲태조 이성계 ▲정여립 ▲동학농민(이상 정치 영역) ▲진표 ▲석정 이정직 ▲방애인(이상 사상계) ▲효산 이광렬 ▲석전 황욱(예술계) ▲가람 이병기(학술 영역)를 창신의 인물로 선택했다.
  함 교수는 이들에 대해 “역사와 구조적인 조건을 고려하여 각자의 영역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했던 인물들을 반추하며 이들을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현재를 새롭게 만들어 간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발제에 이어 김승종 전주대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영무 전민일보 사회부장, 문윤걸 예원예술대학교 교수, 최용철 전주시의원, 홍성덕 전주대학교 교수가 패널로 참여한 종합토론도 펼쳐졌다.
  이번 포럼 논문은 전주학연구 학술지에 게재되고, 추후 원고 수정 및 관련 자료들을 엮어 대중서로도 발간될 예정이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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