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황 철 호
중국의 계림과 항주에서는 지역의 역사적 이야기를 소재로 지역주민이 공연자로 참여하는 공연 관람 수입은 물론 먹거리, 숙박 시설 등을 핵심 관광자원으로 연계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로 우리나라에서도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을 활용한 축제, 공연 행사가 여러 지역에서 추진되면서 본격적으로 관광자원 개발에 힘쓰고 있다.
2008년부터 문화재청에서 시작된 문화재 활용사업은 문화재를 무대 배경으로 하여, 화려한 무대 시설과 연출이 없더라도 문화재를 활용한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문화재 활용사업은 단순 관람 목적이었던 문화재를 이제는 직접 참여·체험을 통해 살아 숨쉬는 문화재로 관람객과 소통하는 것이다. 문화재에 숨을 불어넣고 색을 입혀 관람객에게 문화재를 아름다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경험의 장을 제공하는 것 또한 문화재 보존을 위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잠자는 문화재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고 문화콘텐츠와 융합해 문화재 자체를 살아 있는 역사교육장, 무대 배경 및 프로그램 체험의 장소로 활용함으로써, 지역의 핵심 관광자원으로 지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함과 동시에 전문인력 양성 및 고용 창출 등 문화재의 융·복합적 활용을 통해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라북도에서는 2020년도 문화재 활용사업으로 5개 분야 38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재 활용사업으로 최초 기획된 ‘생생문화재 사업’은 문화재에 담긴 이야기를 연극, 음악회 등을 통해 전달하고, 무형문화재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직접 만들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 문화재를 새롭게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사업으로 전주시 ‘풍패지향 전주, 태조어진을 뫼시다’ 김제시 ‘생생한 벽골제 농경문화 체험’ 등이 있다.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은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도록 인문정신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발전시키며 선비들의 지혜와 삶을 융·복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2019년 새롭게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정읍 무성서원이 선정되어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문화재 야행 사업’은 아름다운 야경 속에서 문화재를 배경으로 다채로운 공연·체험·교육 등을 복합적으로 제공하여 문화재 야간향유기회를 증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정책 사업이다.
문화재청 평가로부터 2년 연속 전국 1위에 달성하며 문화재 야행 사업의 본보기로 우뚝 선 군산 ‘근대문화유산 빛의 거리를 걷다’는 야행 행사를 대표로 하여, 전주 한옥마을 ‘문화재술사의 八야심작’, 고창 읍성 ‘뿌리깊은 역사문화 인문의 향을 담다’ 등이 뒤따라 지역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전통산사 문화재 활용사업’은 인문학적 정신유산과 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한 전통산사의 문화재적 가치와 의미를 공연관람, 힐링체험 등의 형태로 제공하는 고품격 산사 문화 소개 프로그램으로 남원 ‘실상사, 천년의 향기’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고택·종갓집 활용사업’은 2020년 첫 선보이는 사업으로 사라져가는 전통문화에 대한 체험기회 제공, 공연 등을 통해 전통문화유산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프로그램이다. 전라북도는 정읍 ‘김명관 고택의 건축 이야기’ 등 총 3개 사업을 2020년에 추진 예정이다.
2019년도 문화재 활용 프로그램 운영실적을 보면 문화재 야행 등 4개 분야 27개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하여 약 37만명의 관광객이 참여하였고, 이를 통해 문화재를 통한 지역 주민들의 문화향유의 기회가 확대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리 고유의 콘텐츠이자 문화산업의 주요자원인 문화재를 일방적인 역사 문화재 해설보다는 전라북도만의 특색있는 고품격 문화관광상품으로 적극 육성하여 문화재 활용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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