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4분기 전북경제는 전분기 대비 나빠지지도, 좋아지지도 않은 보합세를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생산은 모처럼 활기를 띄는 분위기였으나 도소매업은 경기불황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 포착됐다. 이가운데 수출은 내리막길을 면치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에 고심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중 전북경제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4/4분기 중 전북 경기는 지난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생산 부문을 살펴보면 4분기 중 제조업은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는데, 음식료의 경우 맥주와 육계에서 각각 신제품 출시 이후 꾸준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어 이와 관련한 생산설비 증설로 늘어남에 따라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했다.

전자부품은 반도체가 보합을 나타낸 가운데 신형 승용차 출시에 따른 수요 확대로 증가를 보였다. 화학의 경우 건설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도료생산은 감소했으나, 휴비스의 울산 공장 라인이 전주 공장으로 이전함에 따라 화학섬유 생산이 증가하면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기계는 건설기계가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으며, 제지 역시 신문용지 수요 축소로 내수 및 수출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생산은 조금 더 악화됐다. 도소매업의 경우 평년보다 높은 기온 탓에 동절기 의류 판매가 실적으로 연결되는 백화점은 감소세를 보였으며, 재래시장 또한 잦은 가을태풍 등의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배추 등 김장채소의 가격 급등에 따른 채소류 판매 부진으로 매출신장을 보이진 못했다.

그러나 관광업은 10월과 11월에 걸친 주요 지역축제의 방문객 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증가했으며 운수업도 관광업 호조에 힙입어 양호한 성장을 보였다.

수요 부문의 내구재는 자동차 판매가 신형 승용차 출시와 올해 말까지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인하 영향으로 증가했으며, 소형 화물트럭도 지자체의 노후 경유차 교체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로 인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준내구재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공포로 인해 돼지고기와 그와 관련된 채소까지 덩달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평년보다 온화한 기온은 아웃도어 제품 구매 저하로 이어져 상당폭 감소했다.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으로 화학제품은 폴리실리콘 등 주요 제품의 판매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감소했으며, 상용차와 건설기계 역시 판매 부진과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속에서 맥을 못췄다.

문제는 내년 상반기까지 수출 분위기가 회복될 기미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수출은 상용차 및 건설기계가 글로벌 건설경기 둔화 및 경쟁 심화의 영향으로, 화학은 글로벌 공급과잉이 원인이 되어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 전북본부 관계자는 "향후 제조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은 보합 내지는 증가세를 보이겠으나 수출은 감소세 지속이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대책 마련에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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