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저녁 야시장으로 북적였어야 할 전주 남부시장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썰렁했다.

전주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당분간 야시장을 휴장했기 때문이다.

올해로 6년째 진행되고 있는 남부시장 야시장은 매주 금·토요일마다 시장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곤 했지만, 이날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늦게까지 거리를 밝히는 불빛, 길게 늘어선 줄, 가게마다 모여들어 구경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 거리를 가득 메운 음식 냄새, 손님을 부르는 목소리…. ‘야시장’ 이라는 말에 으레 기대하게 되는 것들 모두 휴장 소식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

야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차 둘 곳을 찾을 수 없을 만큼 꽉 차던 인근 주차장은 거의 비어있었다. 본래 야시장이 시작되기 전이면 매대들이 모여 기다리는 모습도 볼 수 있는 곳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드문드문 아직 문을 닫지 않았거나 정리 중인 가게들, 그리고 시장 천장의 불빛만이 텅 빈 시장 거리를 밝혔다. 이따금 보이는 사람들은 제각기 마스크를 낀 채 걸음을 옮겼다. 아직 남아있는 상인들 몇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지만, 곧 정리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길 중앙을 따라 길게 늘어섰어야 할 매대 일부는 골목에 숨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야시장이 열리는 날이었다면 늦게까지 자리를 지켰을 음식점들도 일찍 문을 닫은 탓에, 이날 남부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좀처럼 머무를 곳을 찾지 못하고 거리를 서성거렸다. 열려있는 가게가 더 없는지 살피거나 곧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보였다.

야시장 개장이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미처 듣지 못하고 온 관광객들도 그런 이들 중 하나다. 집으로 돌아가던 상인들이 온 거리를 헤매며 야시장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에게 ‘야시장이 없다’는 소식을 전하며 돌려보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남부시장을 찾은 관광객 A씨는 오늘은 야시장이 열리지 않는다는 소식에 “어쩐지 한참 찾아다녔는데 보이지 않기에 길을 잘못 든 줄 알았다”며 “모처럼 찾아왔는데 야시장이 열리지 않는 날이었다니….”라고 말하며 아쉬워했다.

A씨는 함께 온 일행과 야시장이 열렸어야 할 골목을 한참 거닐며 머물렀다.

남부시장 2층의 청년몰 역시 이날따라 한산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청년몰로 들어가는 한 입구에는 상인들이 준비해 둔 손 소독제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야시장을 찾아왔다 허탕을 친 사람 몇몇이 올라와 골목을 누비며 가게들을 구경하기도 했으나 곧 발길을 돌렸다.

이날 만난 한 상인은 “야시장이 열리지 않아 오늘은 조금 한산하다”며 “이 상황이 빨리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전주시는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남부시장 야시장 문을 당분간 닫고, 사태의 추이를 본 후 정상화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김용기자‧km4966@ 김수현수습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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