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도심 곳곳에 설치된 ‘열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전주시가 제설취약지 경사로의 도로결빙 대비를 위해 설치했지만, 무용지물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17일 오전 9시께 전주시 중노송동 한옥마을 서해그랑블아파트 인근 견훤왕궁 1길은 인도와 차도를 가릴 것 없이 눈이 수북하게 덮여있었다. 이 구간을 오가는 차량들은 거북이걸음을 해야 했고, 일부 차량은 미끄러지면서 아찔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 운전자는 “평소에는 이렇게까지 조심하지 않아도 될 곳이지만 오늘은 눈이 많이 쌓여 신경을 안 쓸 수 없다”며 “경사도 경사고, 양 골목으로도 차들이 자주 다녀 자칫 잘못 미끄러지면 사고로 이어질까봐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전주시 여의동 영무예다음아파트 앞길(혁신로)도 마찬가지다. 도로 곳곳은 미처 녹지 않은 눈들로 얼룩져 있었다. 차량 통행이 잦은 차선에만 눈이 녹아있을 뿐 바깥쪽 차선이나 U턴 지역 등에는 흰 눈이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앞서 상황을 언급한 두 곳은 제설취약지 경사로로 전주시에서 설치한 열선이 깔려 있는 구간이지만,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열선 구간은 현재 센서가 온도와 습도, 그리고 적설량을 인식해 작동하는 구조로 되어있으며, 전주 시내에 총 12곳이 설치돼 운영 중이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본래 눈이 예보된 때에 맞추어 미리 수동 가동하는 등 선제 대응을 해야 했지만, 전력 사용과 유지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 제어 장치를 운영 중이었다”며 “작동하지 않는 구간 등 문제가 발생한 사실을 파악해 회의를 거쳤으며, 이후에는 상황을 체크해 수동 가동하는 등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김수현수습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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