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의 첫 물줄기가 시작되는 장수군은 그동안 백두대간과 금남호남정맥이란 큰 산줄기에 가로막혀 당연히 백제권역이라는 인식하에 한국고대사가 정립되어졌다.

하지만, 1995년 삼고리 고분군의 발굴조사는 백제에서 가야로 전환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발굴조사 등 학술연구를 통해 가야의 변방이 아닌 하나의 소국이 자리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가야는 철의왕국으로 불린다. 이는 무덤 내부에서 확인되는 유물의 절대량이 철기이며 이들 철기의 기술력이 뛰어나 일본까지 전파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수한 철기를 생산하던 곳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장수군은 그동안의 지표조사를 통해 가야를 정립했다. 240기가 넘는 중대형 고분을 찾았고 관련성이 높은 철 생산유적을 70개소 이상 확인했다. 이에 더해 봉수유적 21개소와 고대 산성 4개소를 찾았다.

그중 침령 산성은 장수군의 서쪽 자연경계를 이루는 산줄기 상에 있는 석축성으로 둘레는 530m 이며, 2014년부터 진행된 총 5차례의 발굴조사 결과 집수정, 도르래, 건물지, 성문지 등이 확인되었고 목제유물 1,000여 점이 출토되었다.

침령산성의 집수시설은 평면형태가 원형이며, 벽면은 잘 다듬은 석재를 사용하여 계단식으로 축조, 현재 확인된 규모는 직경 9m, 깊이 4m 내외로 호남지방에서 확인된 원형 집수시설 가운데 최대 규모로 자랑할만 하다.

또한 봉수유적은 문헌기록상 봉수를 운영한 가야소국인 반파국의 존재를 입증하는 중요 유적으로 알려져 있다.

장수군은 이들 유적에 대한 높은 관심과 애정으로 2019년 장수군 최초 국가사적으로 ‘동촌리 고분군’(제552호, 2019. 10.01)이 지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동촌리 고분군에서 나온 말의 신발인 ‘편자’는 고대 최고의 기술력을 집대성한 것으로 그 외형과 사용법이 지금도 변하지 않는 것으로 가야문화권에서 최초로 확인되었다.

‘가야본성’이란 주제 하에 특별전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시관 내부에 최고의 말갖춤이 모두 전시되어있으나 ‘편자’가 빠져있다. 다시 말하면 당시 최고급세단인 벤츠 전시에 있어 바퀴가 빠진 채로 전시되고 있어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장수군에서 확인된 가야유적지 중 백화산고분군, 침령산성, 합미산성, 대적골 제철유적, 삼고리 고분군 등이 활발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국가사적과 전라북도 기념물 지정을 추진 중에 있다.

이들 중요유적에서는 소가야, 대가야, 영산강유역, 백제 등 당시 교류사를 살필 수 있는 다양한 지역 토기들이 출토되었다. 또한, 둥근고리 큰칼, 오색옥 등 화려한 유물이 출토되었다.

영남지방을 대표하는 김해, 고령, 함안, 합천 등의 다른 지자체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유적과 유물을 자랑한다.

장수군은 이와 함께하기 위해 가야문화유적 인근마을 주민을 중심으로 지킴이를 결성해 매년 교육과 홍보, 문화제 등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들 장수가야 지킴이들은 가야문화권에서 개최되는 행사와 학술포럼 등에 참여해 타 지역과의 상생과 화합에 앞장서며 군민들에 대한 가야문화인식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장수가야지킴이는 2019년 이를 인정받아 도지사 표창을 수여받았다. 더불어 주요유적에 대한 동촌리?백화산 고분군의 복원정비, 계남 난평마을 뒷산에서 침령산성까지 이어지는 가얏길 조성을 통해 장수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지역 가야문화유산의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장수 한누리전당 내에 전라북도 최초의 가야홍보관을 개관(2019. 10.04)해 1층은 전라북도 가야, 2층은 장수지역 가야문화, 채움터, 트릭아트 등을 전시 운영하고 있다. 매년 명절(설, 추석)당일만 휴무이며 10시부터 17시까지 운영된다.

올해부터는 총사업비 80억원을 투입해 2022년 개관을 목표로 호남지방 최초로 장수 가야역사관 개관을 준비 중에 있다.

전라북도에서는 다소 생소한 우리의 역사 ‘장수 가야’가 장수군의 열정을 만나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장수=엄정규기자?cock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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