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대란으로 전 국민이 큰 심적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북 임실군이 군민 모두에게 마스크를 무상 공급키로 했다. 확실한 공급 망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무상지급에는 비록 한계가 있겠지만 최근 같은 최악의 상황에 고통 받는 군민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주는 주민을 위한 행정의 실천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임실군은 새벽부터 긴 줄을 서야하고 그나마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돼버린 마스크사태에 지친 군민들을 위해 예비비를 투입, 총 7만6000개의 마스크를 확보 했다. 세대 당 5매씩을 지급키로 하고 1차분 3만개를 이번 주부터 방역취약 지역에 공급할 예정이다. 고령인구가 대부분인 주민들의 불편을 감안해 군청 공무원들이 직접 세대를 방문해 나눠준다고 한다. 지난달 초에도 관내 저소득층 3천명에게 3만8000천장을 무료로 공급한 임실군은 매출 감소로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을 위해 임실사랑 상품권을 10% 할인해 판매하고 공무원들에겐 1인당 5만원씩을 의무 구입해 사용토록 권장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의 실천을 위해 군청 구내식당을 주1회 휴업하고 배식인원도 절반으로 줄여 운영하고 있다.
임실군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코로나19 대응책이 군민들 개개인에 까지 직접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건 물론 대도시와는 크게 다른 인구구조나 행정시스템에 기인한 게 사실이다. 인구 수십만 명의 지자체가 지역주민을 위해 행정력을 동원해 마스크를 구입한다면 특정지자체 독식으로 나머지 지자체 주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비난이 나올 수밖에 없기에 생각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선뜻 실천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그럼에도 임실군의 마스크행정을 거론하는 건 최고 책임자의 지역주민을 위한 의지와 노력의 결과가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감염병 공포로 일상이 마비된 지역주민들에겐 분명 믿음과 격려와 희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움이 닥쳐도 행정이 최전선에서 주민과 함께 하고 있다는 심적 안정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지금이기에 임실을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3000명을 넘고 사망자도 100명을 넘어서며 전시에 준하는 대응에 나선 이란은 마스크 사재기 등 방역 방해자에 대해 최고 교수형까지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할 정도다. 국민을 위한, 지역주민을 위한 더없는 강력한 대응만이 결국 최선의 국민보호 수단인 지금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지금보다 더욱 강해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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