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신종플루나 메르스, 코로나19 등 신종 전염병의 반복적인 발생 속에 교훈을 찾게 된다. 바로 감염병 유행에 대처할 수 있는 감염병 전문병원이다.
대구와 경북이 코로나19에 속수무책으로 뚫린 것을 감안한다면 감염병의 특성상 집단감염 위험성이 커 미리 대비하지 않을 경우 무방비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점에 서다.
정부도 감염병 전문병원의 필요성을 인식해 영남, 중부, 인천, 제주 등 4개권역에 감염병 전문병원 지정 및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호남권역만 이번 대책에서 빠져 있다. 앞서 지난 2017년 메르스 사태 당시 조선대병원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하기로 하면서다. 질병관리본부는 중부·영남·호남 3개 권역에 전문병원을 추진했으나 예산상의 이유로 호남권 1곳만 선정했다. 권역별 대책에서 전북이 또 소외된 것이다.
현재까지 전북에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은 점은 매우 다행스럽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전북에도 감염병 전문병원이 설립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이렇다할 치료제도 없고 전파력이 강한 감염병에 심각할 정도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 2016년 질병관리본부가 발간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용역보고서를 보면 인천·중부·호남·영남·제주 등 5개 권역에 50병상 이상 감염병 전문병원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감염병 전문병원은 일정 규모 이상의 음압격리병상을 보유하고 감염병 진료 및 교육 등을 전담하는 시설이다. 하지만 기존 병원에는 3~9실의 음압병실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북 역시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에는 국가지정격리병상 각각 8병상과 3병상 등 총 11병상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맞아 전북도는 군산과 남원·진안의료원 등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해 병상은 확보했지만 진료 시설과 인력 확보에 한계가 있고, 신속하게 모든 병실을 비우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한다.
의료계에서는 신종 감염병의 발생 주기가 계속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전북도 자체 시스템으로 대응을 할 수 있지만,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해외 감염병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금처럼 정부가 지정·지원을 모두 맡기엔 역부족이다. 때문에 전북지역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늦춰선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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