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인해 경제 전반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영세 자영업자, 특히 요식업계는 잡히지 않는 식자재 물가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사)한국외식업중앙회와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공동으로 진행한 '외식업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영향 모니터링 조사' 5차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외식업체 중 95.2%가 고객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전체 업체의 누적 고객 감소율은 65.8%에 달하는 상황.

외식업 비중이 높은 호남권의 경우에도 96.7%의 업체가 손님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이런 가운데 장사 준비에 필수인 기초 식자재, 특히 농산물 가격의 오름세가 잡히지 않고 있어 어려움은 배가 된 상황이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전주시 중화산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양파 20kg을 45,000원에 구매해야 했다. 코로나가 확산되기 전에는 10,000원이면 살 수 있던 양이었다.

계란 한 판의 가격도 8,000원까지 오르면서 가뜩이나 불경기에 재료비 상승까지 겹쳐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

A씨는 "음식점은 손님이 오건 안오건 조리를 해놔야 하는 상황인데 재료값은 비싼데 만들어놔도 손님이 오지 않아 다 버리는 일이 태반이다"며 한숨을 쉬었다.

요식업계는 조리원의 수를 줄이는 등 자구책 마련에도 나서고 있지만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코로나 사태를 맞아선 더이상 손 쓸 도리가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문제는 농산물 주된 수입국이었던 중국의 수입물량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수급가능한 농산물은 팔리지 않아 도리어 몇몇 품목은 가격 폭락이 현실화 된 상황에서 요식업계가 가게 운영을 위해 매입하는 농산물 가격은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지자체 차원에서의 농산물 가격 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농가는 가격 폭락에 시름하고 있는데 정작 사가는 사람들은 비싸서 못사는 상황의 간극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

한국외식업중앙회 정명례 완산구지부장은 "마늘이나 감자 등 일부 작황이 양호한 농산물을 제외하고는 실제로 우리가 사오는 가격이 너무 높아 지금같은 상황에선 가게 문을 열어두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며 "최근 전주시에선 임대료 인하 운동을 벌이고 있다지만 대부분의 가게는 인하료 감면 혜택이 남의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마스크 수급 만큼 시급하게 잡아야 하는 것은 농산물과 식자재 가격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역 경제의 뿌리인 요식업계가 쓰러지지 않고 장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식자재 가격 안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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