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전북지역 초·중·고생 11만6100여명이 온라인 수업으로 새 학기를 시작했다. 지난 9일 도내 중3·고3 3만3689명에 이어 두 번째 온라인 개학이다. 도내 초·중·고생들은 원래 3월 2일이었던 개학이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진 지 45일 만에 새 학년 선생님을 만났다.
이날 도내에서 온라인 개학에 참여한 학생은 초등학교 4~6학년 4만7899명, 중학교 1~2학년 3만3172명, 고등학교 1~2학년 3만5071명 등 11만6100여명이다.
그러나 수업 첫 날부터 도내 교육 현장에선 혼선이 빚어졌다. 지난 9일 중3·고3의 온라인 개학 때보다 원격수업 플랫폼에 접속하는 학생 수가 4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접속 장애가 반복된 것이다.
1차에 이어 교육 당국이 제공한 원격수업 플랫폼이 급증한 접속자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됐다.
원활하게 접속이 이뤄진다 쳐도 저학년의 경우는 부모가 수업과 과제를 봐줘야 하는 탓에 학부모들은 ‘부모 개학’이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예견된 일이었지만 부작용과 혼란은 예상보다 컸다.
앞서 EBS측은 “온라인클래스에 최대 3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밝혔고, KERIS 측은 “e학습터에서 최대 500만여명이 뛰어놀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허언이 됐다.
교육당국은 접속 지연 현상에 대한 우려와 함께 무엇보다 온라인 수업의 집중도를 높이는 대책 마련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접속 문제를 우려해 ‘실시간 쌍방향형’ 수업을 하지 않고 ‘단방향 콘텐츠·과제 제공형’ 수업을 하는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하루치 과제를 1시간여 만에 끝내고는 게임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개학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인 만큼 시행착오가 클 수밖에 없다. 아직은 등교 시점을 가늠할 수 없어 온라인 수업을 당분간 계속해야 할 상황이라면 현재의 수업 방식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만 때운다는 생각으로 문제가 생기면 고치는 식의 늦장 대응을 반복해서는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
이번 온라인 수업의 성공 여부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현장의 만족도에 달렸다. 학교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의 의견을 끊임없이 경청하면서 불편 사항을 개선해나가야 한다. 교육당국 역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도록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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