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의 가치 국가적 재난 속에서 더욱 빛나

        /원광대 전주한방병원 신선호교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여 우리나라도 사상 초유의 국가적인 재난상황과 직면하게 되었다.

방역당국의 체계적인 대처, 의료진의 헌신, 세계가 부러워하는 건강보험제도 그리고 전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통합적으로 잘 발휘되었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자릿수로 줄어드는 등 점차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19의 ‘제2의 유행’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그 어느 때보다 개인위생뿐 아니라 공공방역에 집중하여 한국이 감염병 관리의 최첨단 선진국가의 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속에서 우리나라의 의료체계가 서계보건기구(WHO)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조명을 받고 있는데 그 중심에 우수한 건강보험과 국가 재정을 통한 진료비 지원 등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0여 년 동안 국민과 함께해 온 건강보험이 코로나19의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였는지 살펴본다.

첫째, 국민건강보험은 국민이 비용 걱정 없이 코로나19 검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국민 건강권’을 지키면서 의료체계가 붕괴되지 않고 안전하게 운영되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코로나19 치료비는 중증도 환자의 경우 1,000만원 수준이며, 치료비용의 80%는 공단이, 나머지 20%는 국가가 부담해 국민이 내는 비용은 0원이라는 점은 전 세계에서 부러움을 받는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치료비가 4300만 원 정도이며 민간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면 이 금액을 전부 본인이 부담한다.

둘째, 국민건강보험의 장점 중 하나는 상대적으로‘낮은 보험료와 높은 의료접근성’을 갖고 있다. 2019년 각국의 보험료를 살펴보면 독일 14.6%, 일본 10%, 벨기에 7.35%에 비해 한국은 6.46%로(직장) 외국에 비해 보험료율이 낮으며, 낮은 보험료 대비 의료접근성은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2017년 기준 OECD의 외래이용 횟수 평균은 6.8회인데 비해 한국은 16.6회이고 재원일수 평균은 8.1일인데 비해 한국은 18.5일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아플 때 언제든지 병원에 갈 수 있고 필요하면 입원을 할 수 있는 높은 의료접근성 덕분에 코로나19 상황에서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가능했다.

셋째, 공단이 보유한 기저질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증환자와 중증환자로 분류하여 방역당국에 제공함으로써 코로나19 감염환자의 효율적인 치료와 시급한 환자에게 집중치료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3월말 현재 한국의 확진자 대비 완치율은 54.1%, 치명률은 1.6%로, 해외 확진자 대비 완치율 22.8%, 치명률 5.2%에 비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넷째, 재난적 상황에서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건강보험료 납부액 기준 하위 20∼50% 국민에게 3개월 간 약 9,500억원(총 1,160만명) 규모의 보험료를 감면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환자 수 감소로 의료체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의료기관이 환자 진료 후 공단에 청구하는 급여비의 90%를 10일 이내에 지급하고 있으며, 긴급자금이 필요한 의료기관에 대해 진료가 이뤄지기 전이라도 일정 수준의 급여비를 우선 지급하여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을 때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으로써 건강보험의 역할과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많다. 앞으로도 국민의 생활 속에서 건강을 지키는 평생건강 지킴이로 든든하게 자리매김 하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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