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을 위한 재생은 가능한가

오피니언l승인2020.05.20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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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설 별의별협동조합 대표

순천엔 생태환경에 관한 이슈를 이끌어가는 청년들이 있다. 일회용품과 쓰레기가 없는 ‘숲틈시장’을 기획하여 지역 내외의 생태지향 창업가들을 모으고 성평등, 돌봄, 교육, 환경에 관한 화두를 던지며 현장에서의 실천을 도모하는 청년들이다. 혹자는 이들이 자본주의세계에서 너무 순진한 행보를 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너무 이상적이라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본인은 이들이 ‘이상을 꿈꾸는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상상만 하면 이상주의자에 머물지만, 그 상상을 현실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또 그만한 결과물을 내고 있기에 그들은 가히 ‘현실주의자’라고 부를만 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논산시에선 어느 폐교를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영유아, 아동, 그리고 아이들의 가족을 위한 문화예술공간이지만, 그와 더불어 ‘숲’이 될 준비를 함께 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자신의 논과 밭, 그리고 동산을 기증하며 마을 학교를 만들었던 정성을 돌아보며 다시금 ‘재생’의 의미를 살폈다고 한다. 그리하여 모두가 찾아올 수 있는 넉넉한 품의 ‘숲’, 다시 자연의 생명력으로 사람들의 감수성을 일깨워줄 수 있는 ‘숲’으로 기획한 것이다. 2~30년 후 이곳은 울창한 숲이 될 것이다.

 순천시와 논산시의 사례는 모두 ‘공생’의 의미를 되짚어가며 옆으로는 자연과 사람, 동물과 식물, 땅과 하늘, 물과 바람을 생각하고 앞으로는 다음세대에게 물려줄 물리적?문화적 환경에 관한 철학에서 비롯된 결과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의 자취가 드물어진 도시에 온갖 생명들이 움트는 것을 보며 이제 더 이상은 함께 잘 살아가고픈 이상을 현실로 옮기려는 노력들을 그저 ‘이상적’이라는 말로 치부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껏 자본화된 세계를 이끌어간 ‘현실적’이라는 것들이 낳은 환경오염, 도시의 난개발, 고층쓰레기, 이기주의,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민낯을 드러내는 사건들을 보라. 이러한 것들이 더 이상 우리의 아이들에게 대물림되지 않도록 지금 우리 세대에서 그 ‘현실적’이라는 고리를 끊어내지 않으면 안된다.

 도시의 재개발?재건축의 시대를 지나 도시재생의 시대를 건너왔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국토부에서 내놓은 도시재생뉴딜매뉴얼엔 ‘재생’이란 철학이 없다. 아직도 여전히 개발을 종용할 뿐이다. 심지어 현재의 도시재생뉴딜지역 바로 옆에선 지형과 생태를 무시한 재개발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저 도시재생 사업구역 안에서만 재생을 이야기할 뿐이다. 재생이라는 명목 하에 또 다른 ‘선택과 집중’이라는 방식이 아직도 횡행하고 있다. 인구절벽의 시대, 빈집과 빈땅이 넘쳐나는 시대에도 전국의 지자체에선 인구증가를 염두에 둔 도시계획이 승인을 받고, 여전히 과거와 비슷한 양상으로 도시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체가 여러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다며 수많은 협약들을 만들어낸다. 근본적인 원인을 외면한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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