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도심 곳곳이 무단으로 방치돼있는 불법 주정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스쿨존 인근에 장기간 불법주차 되어있는 차량은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5일 오전 11시께 전주 호성동의 한 초등학교 뒷편 스쿨존. 도로 하나를 건너자 장기간 불법으로 주차돼있던 차량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일반 승용차에 비해 몇 배 커다란 카라반 차량도 몇 대 줄이어 선 채 도로 한켠에 긴 그림자를 드리운 채 세워져 있었다.

 스쿨존 근처다보니 어린이보호 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어린이보호구역 적용을 받지 않다보니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장기간 불법으로 방치된 차량들 탓에 운전자들이 등하교하는 아이들의 동선을 파악하기란 요원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우려도 상존했다.

 지나가던 인근 주민 A씨(41)는 “오며가며 보니 이 차가 벌써 수개월째 방치되고 있다”며 “어린이가 인근으로 지나다닐 경우 CCTV에 잡히지 않아 안전 사각지대가 될까봐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스쿨존 불법주정차로 인해 어린이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빠른 단속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다른 주민은 “이면도로가 불법 주정차 단속구역이 아닌 점을 이용해 벌써 수개월째 주차를 해놓은 상태”라며 “큰 트레일러나 카라반 등이 주차돼 있어 한쪽 방향으로만 차량이 운행하다보니 아이들이 항상 한쪽으로 비켜 다녀야 하고, 교통사고 위험도 크다”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찾은 삼천동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수많은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선 가운데 특히 오랜 기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장기 불법주정차량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인근 아파트 주민 B씨(65)는 이를 보고 “주인 없는 차 같다”며 “여기 오래 있었는데 얼마나 됐는지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온갖 먼지와 낙엽 등을 뒤집어쓴 해당 차량은 현재 장기 불법주정차량으로 신고된 상태로, 계도기간 내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구청에 의해 견인될 예정이다.

 불법주정차의 경우 운전자의 시야 확보 등을 방해해 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있어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왔지만, 일반 불법주정차부터 이처럼 장기적으로 불법주정차하는 사례에 이르기까지 아직까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전주시에서만 지난 18년도에 683건, 19년도에 658건, 또 20년 1월부터 현재까지 322건의 장기불법주정차 관련 신고가 들어와 있는 상태다.

 전주시 관계자는 “꾸준히 장기 불법주정차량을 단속하고 있지만 한 눈에 장기불법주정차량을 판별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현재로서는 대부분 장기적으로 해당 차량을 보아 온 주민의 신고로 단속이 이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하는 한편, “불법주정차 건수를 줄이기 위해 공한지 주차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장수인수습기자·soooin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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