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주를 찾은 관광객 A씨(29)는 전주 시내버스 정기권을 이용했다가 민망한 일을 겪었다.

 전날 오후 6시께 사용했던 1일권을 하루 뒤인 오전 9시께 사용하려 했는데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내몰린 A씨는 민망함에 허겁지겁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 돈을 넣고, 자리에 앉은 뒤에야 빨개진 얼굴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A씨는 “판매소에서 1일권을 구입할 당시엔 버스 탑승 후 단말기에 정기권을 태그한 시간부터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막상 24시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 다시 이용하려하니 사용할 수 없다고 해 놀랐다”며 “구입한 판매소에 다시 찾아가 상황을 설명했지만, 판매소에서도 사용시간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듯 당황한 눈치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사용가능한 시간이 안내책자나 홍보 등에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안타깝다”고도 털어놨다.

 또 다른 관광객 B씨(32)는 “기념품적 의미로 실물카드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 2일권을 구입했는데, 막상 이용해보니 시간기준이 아닌 일자기준으로 사용돼 비용적인 측면에서 실용성이 조금 떨어진다고 생각됐다”고 아쉬워 했다.

 실제 B씨는 실물카드 구입 비용 3천원과 충전 비용 9천원 등 모두 1만2천원을 지출했지만, 다음날 오후까지 실제 버스를 탄 횟수는 5번도 채 되지 않아 정기권이 가격적인 측면에서 과연 실용적인지 계산기를 두드려 볼 수밖에 없었다.

 지난 1일부터 전주시가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시내버스 무제한 정기권 중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1일권’·‘2일권’의 경우 정산체계가 시간 기준이 아닌 일자 기준이라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판매소의 경우 사용기한 기준을 정확히 숙지하지 못해 이용객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정기권 시행 전 사용기한을 24시간기준으로 진행하려 했지만 단말기 시스템상의 어려움으로 일자기준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관광객 대상으로 만든 ‘1일권’, ‘2일권’의 경우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버스 이용 시 뿐 아니라 관광지 방문 시 입장권 대신 사용가능 할 수 있게끔 하는 방안을 고려 중에 있다”고 말하는 한편, “일부 판매소의 경우 각 판매소의 사정으로 사용기한 기준과 관련된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 2차적으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부족한 부분들을 개선해 완성도 높은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6월 26일부터 현재까지 시내버스 정기권은 ‘30일권’ 6,994건, ‘1일권’ 22건, ‘2일권’ 3건으로 총 7,019건이 판매됐다./장수인 수습기자·soooin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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