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불러온 경제한파로 올 상반기 내내 일시휴직자가 전년동월대비 폭증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전북의 경우에도 일시휴직자가 1년 새 최대 1천% 이상 급증했는데 이들이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지 않으려면 근로유연화 등을 통한 일자리 지속성 유지가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10일 '2020년 일시휴직자의 추이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주장을 펼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5월의 일시휴직자 수는 각각 160만 7천 명, 148만 5천 명, 102만 명을 기록했는데 이같은 증가폭은 IMF 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시절과 비교해도 전례가 없을 만큼 폭발적인 증가세라고 풀이했다. 코로나사태 전 사업부진·조업중단으로 인한 일시휴직 비중이 20% 내외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인 셈이다.

올해의 일시휴직자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코로나19로 인한 사업부진 및 조업중단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3월~5월의 전체 일시휴직자 중 58.2%가 사업부진 및 조업중단으로 인한 것으로 집계될 만큼 전북을 포함한 전국의 경제가 고용 고삐부터 죈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3월~5월의 일시휴직자의 산업별 분포를 살펴보면, 평균 일시휴직자 137만 1천 명 가운데 가장 많은 휴직자를 낸 분야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으로 전체 중 19.3%를 차지했다. 교육 서비스업(17.6%)과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15.1%)이 그 뒤를 이었다. 주로 대면 관련 산업 부문에서 뚜렷한 증가세를 보인 것.

직업별 분포에서도 전문가 및 관련종사자 부문이 전체의 26.3% 가량이 일시휴직자로 집계됐으며, 단순노무 종사자의 경우에도 전체의 24.2%가 일시휴직자로 조사됐다. 이는 전문직이건 비전문직이건 상관없이 모두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음을 방증한 것이다.

학력별로는 고졸과 대졸 학력의 일시휴직자가 높게 나타났으며, 남성(37.5%)보다는 여성(62.5%)이 일시휴직자가 되는 경우가 두 배 가량 높아 여성이 코로나사태로 인해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북도 전국 상황과 다르지 않았다. 호남지방통계청 전주사무소가 발표한 2020년 3월~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3월에만 일시휴직자가 4만 5천 명이 늘면서 전년동월비 1006.4% 폭증했으며, 4월과 5월에도 각각 642.1%, 161.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6월엔 다소 줄긴 했으나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9% 증가해 올 상반기 내내 일시휴직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었다.

한경연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새로운 고용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선 고용 및 근로시간 유연성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유진성 연구위원은 "근로유연화를 통해 일자리를 나누고 기업의 부담을 줄여 일자리의 지속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로나19 이후 실직한 근로자가 재취업 기회를 가질 수 있기 위해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만큼 고용유연화를 통해 기업의 일자리 창출 여력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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