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식중독까지 전북지역이 사실상 전시상황에 준하는 감염병 비상사태에 맞닥뜨리게 됐다.

잠잠하던 코로나19 확진자가 10일 다시 발생한 가운데, 7일부터 9일까지 무차별적으로 쏟아진 폭우로 수인성 감염병과 식중독, 중증열성혈소판증후군 등 각종 질병 발생위험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방역당국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코로나19 확산이다.

몰도바공화국에서 지난 8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20대 여성 A씨가 10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데 이어 아산 24번 확진자가 5일 남원시 소재의 한 식당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돼 지역사회 바이러스 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건당국은 확진자에 대한 접촉자 파악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10일 기준 수해로 인해 약 741명의 이재민이 학교와 마을회관, 면사무소 등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어 코로나19 전파 가능성도 나온다.

집단생활시설의 경우, ‘조용한 전파에 의한 집단감염’ 우려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송하진 도지사는 이날 간부회의에서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도내 시군에 대한 복구지원이 최우선이라고 밝히며 “이재민 집단시설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만 집단시설에 있어서 애로사항을 잘 점검하고,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10일 16시 기준 전북 도내 이재민은 367세대 714명, 일시대피자는 17세대 27명에 달한다.

시군별로 살펴보면 전주 15명, 군산 11명, 남원 376명, 임실 6명, 무주 18명, 장수 235명, 순창 73명 등이 집에 돌아가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노인일 것으로 추정돼 집단거주시설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면 최악의 상황을 겪게 될지 모른다. 또한 11일까지 태풍 장미의 영향으로 최대 150㎜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보여져, 이재민 숫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장마철로 인한 감염병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장마가 이어지고,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가 발생하면서 수인성 감염병이 유행하거나, 식중독 발생 위험도 높아져 질병관리본부에서는 개인 위생관리를 당부하고 있다.

실제 지난 7일 전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 40여명이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어지럼증과 복통 등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였으며, 증상이 심한 3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식중독 건수는 모두 10건으로, ▲1월 5건, ▲5월 1건, ▲7월 4건이 발생했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대한 주의도 요구된다.

전북도는 지난달 26일 장수군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이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10일 오전 9시경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올해 전북지역에서는 8명의 SFTS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도 관계자는 “연일 쏟아지는 폭우로 구충 등 해충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시군에서 방역관리 대응을 철저히 하고 있다”며 “당장은 장마철 관련 감염병이 나타나는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단감염 시설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련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며,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도 생명에 치명적인 만큼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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