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리 개인전 <‘Esquisse’ 자유롭자던..>이 17일부터 29일까지 갤러리숨(관장 정소영)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스물 두 번의 개인전을 열면서 늘 변화를 꿈꾸어왔던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검은색과 흰색의 액자에 차분하게 자리한 흑백의 그림을 마주한다. 작가의 에스키스(작품을 위해 작성하는 초벌그림)다. 에스키스는 작품에 앞서 떠오르는 생각을 자신만이 알 수 있는 선으로 정리하는 작업이다.

섬세하게 그려진 근육을 통해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왔던 그의 작업이 어떤 과정을 통해 완성돼 왔는지 눈치 챌 수 있는 그림이다.

하지만 이번에 전시되는 에스키스는 본 작품으로 가는 중간 단계가 아니다. 에스키스 자체로 완성된 작품이다.

“오랜 시간 기존의 표현 방식에서 새로운 변화를 찾기 위해 드로잉, 에스키스를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준비의 밑작업으로 지워져 간 에스키스를 재정의하여 과정이 아닌? 본 작업으로 드러내고자 하였다.”

항상 안주하지 않고 작품의 변화를 꾀해온 그에게 이번 전시는 형식의 변화를 먼저 시도하는 자리다.

‘그림에서도 삶에서도, 관습이나 의식되는 것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던 그이기에 변화와 자유는 항상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다.

“난 무엇으로 자유하는가, 무엇을 자유하고 싶은가를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 작업들은 그러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된다. 마치 그냥 던져놓고 찾고픈 마음에서인듯 하다. '자유' 생각해보니 그것은 내가 그림을 그려온 이유이며 목적이고 수단이었다. 생각도 행위도 말도 틀에 박히지 않고 제도나 의식에 얽매이지 않고자 하던 마음이 할 수 있는 표현방식이 그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50을 앞두고 자신의?삶과?과정을?되짚어?본다. 결과만큼 소중했던 삶의 과정들.?

“오랜 시간 찾고 있는 '자유'가 그 속에도 늘 있었던 건 아닐까?”

전주와 서울, 뉴욕, 산타모니카, 반둥, 타이페이, 베를린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상해 청년아트페어(중국, 2018), 칸느 아트페어(프랑스, 2017) 등의 해외 아트페어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중국 상해, 인도네시아 반둥, 대만 타이페이, 독일 베를린 레지던시에 참가했다. 하정웅 청년작가상(광주시립미술관 주최) 등을 수상했다.

한편 전시는 gallery숨이 전시공간지원을 목적으로 기획한 ‘공감-공유’의 2020 하반기 두 번째 순서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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