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코로나19 여파로 VR(가상현실, virtual reality)과 AR(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을 활용한 가상체험이 생활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매장 방문을 꺼리는 고객이 집에서 편하게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특히 공연예술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실제 라이브 공연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공연장을 360도로 돌려보며 재현하는 AR을 활용하는 기술도 보편화되고 있다.
이런 시대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을 통한 대면의 만남과 이를 통한 확산이 진행되고 있는 분야가 있다. 튜닝산업이 바로 그 것이다. 튜닝산업이 비대면 시대에 왜 주목을 받고 있을까?
요즘처럼 전 연령대에 걸쳐 튜닝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때는 없었다. 그 동안 튜닝이 일반인에게는 다소 거리가 느껴지는 전문 튜너(tuner)의 영역이었던 상황에 비춰보면 엄청난 변화다. 그러나 이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관심이 커진 캠핑카의 영향에서 비롯된다. 독립되고 개인적인 여행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튜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국토교통부에서는 자동차 튜닝 규제 완화를 위한 기존의 규제 일변도의 정책에서 튜닝 승인·검사 면제대상과 튜닝인증 대상부품 확대 등을 포함한 튜닝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튜닝 문화공간의 확대와 튜닝 이벤트 개최도 이 방안에 포함되어 있다. 현재 개최되는 모터스포츠 등 자동차 관련 행사와 튜닝은 성인 남성과 고가 차량위주라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일반인으로의 소비 연결과 가족 단위의 여가활동 확대가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 이에 가족단위의 남녀노소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 문화로서 튜닝이벤트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기존의 제도권에 포함되지 못했던 튜닝 마니아층이나 일반인들을 튜닝 시장으로 끌어들이자는 것이 국토부의 생각이다. 오프라인을 통한 대면의 만남과 이를 통한 확산 전략인 것이다.
이 같은 목적에 따라 시행되는 첫 번째 튜닝이벤트 개최 지역으로 선정되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일부 마니아의 점유물이었던 튜닝을 폭 넓게 확대할 수도 있고, 또 튜닝집적지 조성 등 산업적인 발전 계기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전라북도와 군산시는 튜닝카 페스티벌을 우리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국토교통부 주관의 ‘제1회 튜닝카 페스티벌’이 오는 10월 말에 새만금주행시험장에서 처음으로 개최된다.
튜닝카 페스티벌은 크게 두 개의 주행사와 부대 행사로 계획되어 있다. 주 행사로는 우선 직선도로에서 400m 단거리 속도 경쟁을 펼치는 드래그 레이스(drag race) 경주가 진행된다. 평균시속 200km~300km의 속도로 경주를 하는 대회로 그 동안 일반도로에서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행위가 경기장 안에서 합법화되어 이루어진다. 특히 속도와 관련해서 엔진 및 동력전달장치에 대한 섬세한 튜닝기술이 적용된다. 다음으로는 오프로드((off-road) 경주이다. 바위, 통나무 등으로 구성된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시합으로 자동차 핸들 등의 조향장치, 쇽업쇼버 등의 현가장치에 대한 전문 튜닝기술이 요구된다. 주 행사를 위한 경기장은 전라북도와 군산시의 지원을 받아 기존 주행시험장 일부를 보완해서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이외에도 부대 행사로 군산CC에서 가족단위의 캠핑장이 운영될 계획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생활의 많은 것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자연의 도전’과 ‘인간의 응전’이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인류의 발전이 이뤄진다고 했다.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코로나19도 극복될 것이라 믿는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우리 지역에서 열리게 되는 튜닝카 페스티벌이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전북의 자동차산업도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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