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6일 개막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예년과 달리 비대면 축제라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한 소리축제. 15일 박재천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을 만나 준비 상황과 비전에 대해 물었다.

▲올해 경향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지만 어떻게든 열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했다. 우리의 무형유산이 수천 년을 이어왔듯이 19회를 맞는 소리축제의 명맥을 이어가자고 판단했다. 앞으로 전 세계는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로 전개가 될 예정이다. 소리축제의 방향성과 맞는 키워드다. 원초적 음악을 통한 그린 뉴딜과 우리 전통음악을 디지털 뉴딜이란 경향에 소리축제가 ‘얼리 어뎁터’가 되자고 결정했다.

▲온라인 공연 평가한다면.

어떤 연주자가 공연을 해도 100% 성공을 할 수는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성공을 보장받지 못하고, 다양한 실험에 따른 실수도 분명 있을 것이다.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것이다. 디지털 시스템 도입이나 온라인 공연에 대해 위험하다는 주위의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 축제는 예전 축제와 별개가 아니며, 일회성 이벤트성도 더욱 아니다. 주위의 많은 염려가 있지만 급변하는 환경에 맞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또 현 상황에서 소리축제가 어떤 형태로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하는 길 중 하나로 보면 된다.

▲준비과정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

현재 모든 시스템 체크는 다 한 상태다. 그럼에도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문화 양식을 디지털로 구현하는 게 사실상 무리다. 이제야 디지털로 대화가 가능한 기본적 단계를 구축했다. 예술이 새로운 시대를 만나는 것도 해결해야 할 사항이다. 지구상의 어떤 시스템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도 알게 됐다. 문화가 문명을 이끈다는 말이 있지만 우리는 문명이 문화를 이끄는 것으로 착각하며 살았다. 이번 소리축제를 준비하면서 그 착각을 알게 됐다.

▲개막공연의 포인트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연주자 참가취소가 맞다. 하지만 세계소리축제란 이름에 걸맞게 언택트 방법을 사용해보자 생각했다. 음악의 완성도나 무대의 생동감 측면을 떠나 새로운 시스템에 도전하고자 했다. 소리축제가 세계의 끈을 놓지 않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위험요소가 많고 불안감도 있다. 100% 성공을 장담하지 못하지만 새로운 틀을 마련해보자고 결심했다. 카메라가 13대 투입되고, 음질 역시 생각보다 좋게 나와 그나마 다행스럽다.

▲도민 없는 축제는 처음인데?

비대면 시대를 맞아 온라인 공연을 선택했다. 도민을 위한 축제인데 도민이 없는 점은 매우 아쉽다.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각 가정의 TV와 필수품인 휴대전화가 소리축제의 또 다른 영역이 됐다. 이 점은 오히려 소리축제 확장성 측면에 도움이 되고 그 외연이 늘어나게 되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다만 현재 기술 수준에 음악을 맞춰야 하는 점은 아쉽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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