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전태일 열사가 12일 국민훈장 최고 등급인 무궁화훈장을 받았다. 노동계 인사에게 국민훈장 1등급이 추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의 50주기를 하루 앞둔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전태일 열사에 대한 훈장 추서식을 갖고, 노동인권 활동으로 사회발전에 이바지한 고인의 공로를 되새겼다. 훈장은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전 국회의원과 전태삼·태리 씨에게 수여됐다.

전태일 열사는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일하는 어린 여성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 등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했다.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에게 드린 훈장은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상징적 표현”이라며 "노동존중사회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발걸음은 더디지만, 우리의 의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을 잃은 슬픔을 딛고 노동자 권익보호를 위해 지난 50년간 전태일 열사의 뜻을 이어온 그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를 비롯한 가족과 노동운동을 함께 한 바보회·삼동회 등 친구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태일재단이 제공한 전태일평전(원제 ‘어느 청년노동자의 삶과 죽음) 초판본과 열사가 1969년 겨울부터 1970년 봄까지 작성한 모범업체 사업계획서 사본이 전시됐다.

문 대통령은 열사가 쓴 태일실업 설립계획서를 살펴보고 “노동 복지와 기업의 이윤 창출을 함께 실현하는 오늘날 사회적 기업이 모델이 됐다”고 평가하고 자신도 전태일 평전을 보며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훈장은 13일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묘역에서 열리는 전태일 50주기 추도식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전태일 열사 영전에 헌정된 후, 전태일기념관에 보관·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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