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태가 일본인 ‘에키타이 안’ 이름으로 친일·친나치 행각을 벌이던 1940~1944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광복군을 창솔해서 일본 제국주의와의 전면적인 전쟁을 선포하고 치열하게 싸우던 시기이다. (중략) 만약 안익태의 반민족 행각을 미주 동포들이나 임시정부 김구가 알았다면 안익태가 작곡한 애국가 곡조를 승인 요청하거나 허용했을 리 만무하다, 자신의 반민족 행위를 숨기고 스페인으로 피신한 안익태는 동족상잔의 한국전쟁이 끝난 후 자기가 작곡한 애국가 곡조가 분단된 대한민국에서 공식 국가로 사용됨을 알게 되고 1955년 이승만 대통령 80회 생일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환영을 받으며 귀국한다.”(<애국가 논쟁의 기록과 진실>  238~239쪽 일부) 

그동안 논란거리였던 현 ‘애국가’를 둘러싼 의혹을 정리한 책이 나왔다.

새 책 <애국가 논쟁의 기록과 진실>(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은 ‘문화운동가 임진택의 애국가 바로잡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임진택이 ‘애국가’를 그대로 불러도 괜찮은지 고민하는 국민들에게 해답을 준다.

‘애국가’를 진정한 ‘국가(國歌)’로서 인정하고 다음 세대가 불러도 괜찮은 것인지, 중요하게 논의되었어야 할 것들에 대해 의도적인 외면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진지한 성찰과 논의가 필요하다.

애국가를 둘러싼 여러 쟁점은 크게 작곡가의 친일 행적과 표절 혐의, 그리고 작사자 논란과 관련되어 있다. 첫째는 애국가의 작곡가로 알려진 안익태의 친일 행적과 표절 혐의를 둘러싼 진실 공방들이다. 한때 안익태는 세계적 음악가로 소개되며 자랑으로 여겨졌으나 현재는 그와 관련된 문제들 모두 해결되지 못한 채 좌초되어 있다. 둘째로 윤치호와 안창호 두 인물로 대표되는 작사자 논란이다. 여러 차례 번복된 끝에 제대로 결론지어지지 않은 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 책은 이 같은 ‘애국가’ 문제 제기를 시작으로 제1부에서는 ‘만주 환상곡’을 작곡·지휘한 작곡가 안익태의 친일 행적을 밝혀내는 동시에 불가리아 민요 ‘오, 도브루잔스키 크라이’와 안익태 작곡 애국가 곡조를 비교·분석하여 표절 혐의를 밝혀낸다.

제2부와 제3부에서는 애국가 작사자에 관한 여러 자료와 전문증언을 비교·분석하는 한편 일제 강점기 당시 민중의 선택으로 구전되며 정착한 애국가의 민요적 특성과 생성과정을 역사적 사료를 통해 설명하고, 애국가 가사에 담긴 뜻과 시상을 분석한다.

제4부에서는 논란을 딛고 애국가를 바로잡을 필요성과 새로운 애국가 선정에 있어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그동안 국민적 논의로 떠오르지 못했던 애국가의 불편한 진실을 밝히고 새로운 애국가 대안을 모색하려는 이 책을 통해 국가를 둘러싼 역사적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간다.

1981년 TBC에서 강제 해직. 문화운동가이자 명창. 전통연희에 바탕을 둔 민중연극인 ‘마당극운동’을 전개함으로써 ‘문화운동’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창출. 시민족예술과 민중예술의 지평을 확장함과 동시에 민주화운동에 기여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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