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박경숙이 첫 번째 수필집 <미용실에 가는 여자>(수필과비평사)를 펴냈다.

이 책에는 작가의 내면이 비교적 소상히 표출되어 있다. 그래서 들여다보거나 엿볼 수 있는 수필들이 많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록된 작품 가운데 ‘남편의 잔소리를 피해 베란다로 나간 화자는 어머니가 탄저병에 걸린 고추에 약을 뿌리듯 화분에 물을 준다’는 ‘잔소리’는 보편적인 정서를 넘어 섬세한 서정에 이른 작가를 보여준다.

‘미용실에 가는 여자’는 여자들만의 공간인 미용실에서 벌어지는 허위와 과장을 통해 겉도는 관계와 고립에 관한 이야기를 남긴다.

김형진 평론가는 “수필이 소설적인 서사와 시적인 서정이 어우러져 철학적 사유를 드러내는 것을 이상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필의 본성을 살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며 “수필집 <미용실에 가는 여자>는 수준급의 수필집이다”고 했다.

작가는 “어느덧 연필 깎는 법과 쥐는 법을 익힌 지가 10년이 넘었지만 늘 미술관에 갈 때처럼 혼란스럽다”며 “그럼에도 무수히 쌓인 경험을 정리해 첫 수필집을 꾸렸다”고 말했다.

전주 출신으로 2010년 ‘대한문학’에서 수필로 등단했다. 전북문인협회. 행촌수필문학회, 영호남수필 회원이며 현재 전북수필문학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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