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술시장에서 3,40대 작가들의 성과가 뚜렷한 가운데 20대부터 40대까지의 젊은 작가들의 동시대적인 회화 작품들을 소개하는 전시가 전주에서 열리고 있다.

‘공간시은’(운영자 채영)이 서민정, 조태광, 허주혜 3인의 회화 작가를 초대하는 기획 전시‘비효율_세계’를 7월 31일까지 연다. 전시장에서는 3인 작가의 평면 조형 작품 27 점을 볼 수 있다.

‘비효율_세계’는 새로운 미디어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가운데 가장 전통적인 예술 매체로서의 회화가 모색하고 있는 예술적 가치들에 대해서 질문한다.

이번 전시는 동시대 회화에 다양한 경향들이 등장하지만 이 중에서도 화면에 끊임없이 붓으로 긋고 칠하는 반복적인 작업 과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회화 작가들에 주목한다. 

화면을 구성하는 조형적인 요소들을 하나하나 드러내면서 각자의 작업세계를 만들어낸다.  이 과정들이 드러나는 회화의 표면은  관객들로 하여금 시선을 끌고 감탄하게 만든다. 이때 이러한 형태들이 작가가 하나하나 그리고 점을 찍은 시간과 노력에 대한 감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작가들이 만들어 내는 회화 속 세계에 주목하게 만드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표이다.

건물 하나하나를 먹으로 그려 전통 산수화의 구도를 만들어내는 허주혜 작가는 산수화를 재해석 하면서도 회화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재료에 대한 탐구를 화면에 풀어낸다. 즉 그의 회화는 작은 건물의 빼곡함이 아니라 그리는 과정에서의 먹과 종이의 물질성을 실험하는 세계를 보여준다.

충북대 미술학과 동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졸업. 2020 소다미술관 Creator Minglelab 작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이랜드스페이스 뉴센세이션 작가, 미술세계 뉴프론티어 작가 선정.

서민정 작가는 화면 전체에서 붓질의 흔적을 드러내는 회화를 선보인다. 풀이 무성한 곳이나 잡초 더미, 불꽃 등 자연의 모습에서 포착된 이미지는 작가의 작업 과정을 통해 대담한 선들로 화면에 구현된다. 작가는 회화에 작업과정을 통해 자연이 갖고 있는 형태의 감각들을 현실세계의 관계들로부터의 경험과 감정들로 풀어낸다.

고려대 미술학부 동양화과 졸업. 제3회 광주화루 10인의 작가상, 제5회 종근당 예술지상, 경기도 미술관 경기아트프리즘,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 작가, 2016 한국은행이 선정한 우리시대의 젊은 작가 7인 선정.

조태광의 회화는 꿈 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비현실적인 세계가 현실의 세계와 혼재된 풍경을 제시한다. 오늘날 증강현실 기술, 위성 지도 등 우리가 보는 현실 세계의 이미지는 때로는 시공간의 감각들이 뒤섞여 만들어진다. 작가는 우리가 상상하는 세계와 현실의 세계가 분리될 수 없는 지점들을 회화 속 세계에 풀어낸다.

추계대 판화과와 한예종 조형예술과 졸업, 2020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창작지원 시각예술-유망작가’  Guandu Museum(TNUA) 국제레지던시 프로그램(대만), 현 한예종 미술원 조형예술학과 강사.

채영은 “최근 아트페어, 옥션, 온라인 마켓 등에서 젊은 작가들의 회화 작품에 관심이 높다. 비교적 높지 않은 가격대와 신선한 조형성 뿐만 아니라 성장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며 “지역의 갤러리인 공간시은도 지속적으로 지역 내외의 젊은 작가들을 선보일 계획에 있다”고 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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