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아파트 전세계약을 했고 잔금은 9월말에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처리할 계획이었습니다. 거래하는 은행에서 8월 말, 9월 초에 오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가 전세대출이 막혔다는 말을 들었는데, 대출이 안 되면 꼼짝없이 계약금 날리게 생겼습니다”
전주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의 하소연.
신학기와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주택 매매와 임대 등을 계획하고 있던 A씨와 같은 실수요자들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4일 농협은행이 가계대출 신규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데 이어 다른 은행들도 총량 관리를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대출을 염두에 둔 고객들은 제때 대출을 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26일 도내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이 신규 전세대출 취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일선 영업점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고 하는데 받을 수 있는지”, “전세대출을 받을 계획인데 언제 신청하는 게 좋은지” 등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어떤 은행이 추후에 어떤 제한 조치를 할지 모르니 잔금일이 한 달 이내인 분들은 가급적 서둘러 신청하는 걸 권하고 있다”며 “대출 승인 유효기간이 한 달이니까 최대한 빨리 신청해야 계획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까지 인상할 경우 코로나19 때문에 돈을 빌린 자영업자나 취약계층에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26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한은 이주열 총재가 연내 금리인상을 공언해온 만큼 인상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전주 신시가지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B씨는 “가계부채 위험성 때문에 대출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좋지만,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은 대출받아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일방적으로 대출금을 회수하거나 이자를 올리는 것은 우리보고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1705조3000억원으로 기존 기록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10.3%(159조2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948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75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아파트 매매와 전세 거래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된 영향으로 봤다./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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