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안도현  ▲김인숙 

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가 주관하는 ‘제8회 석정시문학상’ 수상자로 안도현 시인이 선정됐다. 

수상 시집은 2020년에 발행한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이며 상금은 3000만 원이다. 

또 미발표 시를 대상으로 공모하는 ‘석정촛불시문학상’에는 김인숙 시인의 ‘집에 간다’가 뽑혔다. 상금은 500만 원.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석정시문학상은 한국 문학사의 중심에서 큰 족적을 남긴 신석정 시인의 고결한 인품과 시 정신의 유업을 계승하고자 만들어졌다. 

대한민국 문인으로 문학적 성과가 지대하며 발표된 작품에 대한 평가가 높은 시인을 종합적으로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올해 심사는 신달자 심사위원장을 필두로 유자효, 김주완, 정군수, 공광규 시인 등이 참여했다. 

안 시인의 섬세한 관찰과 발견의 묘미로 빚어진 시편들은 독자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심사위원들은 “안도현 시인은 현재 중견 시단의 선두에서 시어를 개척해온 위엄을 전혀 허물지 않고 있었다”며 “일제강점기 창씨개명을 거부하고 일제의 원고청탁을 거절하며 독재 탄압에 고초를 겪은 신석정 시인의 이력과 한동안 절필을 했던 안도현 시인의 이력도 맞닿아 있다”고 평했다. 

안 시인은 경북 예천 출생으로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등단했다.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간절하게 참 철없이’ 등 다수의 시집을 펴냈다. 

특히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15개국 언어로 해외에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시와 시학 젊은 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임화문학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안 시인은 당선소감을 통해 “스무 살 이후 40년 동안 전라북도에 살면서 신석정 시인을 흠모하며 따랐던 분들에게서 문학을 배웠고, 그 문학이 저의 뼈대를 만들어줬다”며 “신석정 시인의 이름으로 상을 주신다니 두 손으로 받겠다”고 밝혔다.

이어 “큰 시인이 앉아 계시던 언덕과 시인의 눈에 들어간 그 바다를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석정촛불시문학상은 192명의 응모자 중 김인숙 시인이 당선됐다. 

수상작으로 뽑힌 ‘집에 간다’는 시인의 비약적 발성과 상상력, 언어기획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가다. 

특히 요즘 시가 잃어버린 음악성을 복원시켜 새로운 시의 맛을 보여주고 있으며 전략적 어휘 구사가 눈에 띈다고 했다.  

2010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한 김 시인은 시집 ‘꼬리’, ‘소금을 꾸러 갔다’, ‘내가 붕어빵이 되고 싶은 이유’ 등을 펴냈다. 신라문학대상, 한국문학예술상, 농어촌문학상 대상 등을 받았다. 

김 시인은 “저의 시는 늘 허약하고 작아서 어미 캥거루와 같은 탄력과 관성을 동경해왔다”며 “이제 순수 서정시의 본령이자 고결한 인품의 표상인 석정 선생님의 시 세계를 또 하나의 집으로 삼아 탄력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25일 오후 3시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열리며, 다음날(26일)에는 석정문학제가 전북보훈회관에서 진행된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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