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연휴기간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국립묘지 참배객 안전을 위해 국립임실호국원이 운영을 멈추는 가운데 6일 국립임실호국원에서 한 가족이 주말을 맞아 미리 성묘를 하고 있다./박상후기자·wdrgr@

“연휴마다 묘지들이 문을 닫으니, 한 주 일찍 오는 게 이제 당연해진 것 같습니다”.

설 연휴 전 마지막 주말 찾은 전북지역 장사시설들에는 이른 성묘객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졌다.

22일 오전 찾은 국립임실호국원. 외부 묘역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이른 시간부터 성묘에 나선 이들의 차량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이 탓에 길목이 좁아지면서 앞서 묘역을 찾았다가 귀갓길에 오른 차량과 올라오는 차들이 몰려 정체가 빚어지는 모습도 간간히 보였다.

각기 차 안에서 돗자리며 술병, 간단히 올릴 과일 등을 챙겨 든 사람들은 일행들과 함께 삼삼오오 가족이 잠들어 있는 묘역으로 향했다.

묘비 앞에 절을 올린 이들은 성묘를 위해 모처럼 만난 가족들의 얼굴을 보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바깥이긴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을 의식해서인지 묘 앞에 올렸던 음식을 음복하는 모습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이날 어머니를 모시고 묘역을 찾은 유모(50대)씨는 “전에는 명절 당일에 호국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는데, 코로나로 연휴기간에 문을 닫다보니 오늘처럼 한 주 일찍 찾아 성묘를 하는 데 익숙해진 것 같다”며 “차들 많은 모습을 보니 이곳만 명절 분위기가 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실내 봉안시설인 충령당에도 어김없이 방문객들의 걸음이 꾸준히 이어졌다. 체온과 출입등록을 마친 이들은 차례차례 안으로 들어서 짧은 참배 시간을 보냈다. 아쉬운 마음이 남는 듯 걸음을 돌리면서도 뒤를 돌아보는 이들의 모습도 드문드문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호국원을 찾은 이모(55)씨는 “음식을 못 올리는 것은 아쉽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설날 조촐하게 가족들끼리 모여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대신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호국원 뿐 아니라 효자공원묘지 등 장사시설 곳곳에는 설 전 가족을 그리기 위해 찾는 사람들의 걸음이 계속됐다.

전주지역 장사시설들의 경우 설 명절 당일 폐쇄에 들어가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동시 입장인원·이용시간이 제한된다. 이외에도 일 최대 500명까지 예약을 받아 운영에 들어가는 등 조치가 이뤄지며 혹시 모를 헛걸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른 방문객이 잇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자녀들과 함께 어머니 묘역을 찾은 김모(60대)씨는 “다들 바쁘다고 하지만 그래도 모처럼 명절이니 한 번은 성묘를 해야 할 것 같았다”며 “설 당일 한꺼번에 챙길 수 있었다면 덜 번거로웠을 것 같기도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