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문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은 정전(正典)을 세계에 선보인다.

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가 ‘한국의 과학과 문명’ 총서 30권(국문판)을 완간했다고 31일 밝혔다.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에서는 2010년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총서 사업을 기획했다. 2015년 첫 번째 권이 출간된 이후 12년만의 성과다.

총서에서는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관통해 과학기술 전 분야의 성취를 담아냈으며 과학이 실제 생활에 미친 영향까지 담아냈다.

주제 역시 천문학, 토목, 수학 등 주요 과학 분야뿐 아니라 과학과 여성, 종교, 전쟁, 일상 등 한국 문명의 새로운 양상을 보여준다.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한데 모으는 작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 정도면 읽을 수 있는 대중적 학술서를 지향해 더 많은 독자에게 한국의 과학문명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

출판된 종이책의 미래에 대한 회의론이 난무하는 시대, 이와 같은 야심 찬 대형 총서 프로젝트의 수행과 완결로 이루어낸 학술적 성취는 일본과 중국 등 이웃 나라들의 부러움은 물론 국제 학계에서도 찬사를 받고 있다.

실제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조지프 니덤(Joseph Needham, 1900~1995)이 시작한 세계적 명저 ‘중국의 과학과 문명(Science and Civilisation in China, SCC)’ 시리즈에 비견될 정도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니덤연구소 크리스토퍼 컬른 소장은 “이번 총서 출간은 세계인들이 한국의 과학·문화·역사를 제대로 인식하고 한국이 평화로운 나라라는 것을 알리는 소프트웨어”가 될 것이라 평했다.

이번 총서는 국문판 전 30권 완간과 함께 중국과학기술출판사와 두 권의 번역 출판 계약을 맺었다. 영문판은 총 7권을 발간할 계획으로 뉴욕주립대출판사에서 1권(풍수)이 이미 출판되었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출판사에서 내년까지 5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문화 예술 분야의 ‘한류’에 이어 학술 출판 분야의 한류를 여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의 다음 행보에 대해서도 국내외의 기대가 높다.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는 앞으로도 새로운 한국 과학문명의 주제들의 발굴과 추가적인 총서 발간을 계획하고 있으며, 영문판과 해외 판권 계약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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