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전다리 인근 팔달로가 노약자 어르신들의 통행에 비해 보행안전 및 편의 증진이 부족한 가운데 전북 전주시 완산구 싸전다리 인근에서 한 어르신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박상후 기자

전주 남부시장 ‘싸전다리’ 인근에서 노인 무단횡단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1일 오전 9시께 찾은 전주 싸전다리 앞.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노인 한 명이 차가 오지 않는 틈을 타 잰걸음으로 길을 건넜다. 막 중앙선에 다다랐을 무렵 차들 통행이 재개되면서 노인은 꼼짝없이 갇힌 채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화물차며 승용차들이 속도를 내 지나다니는 사이에서 불안하게 서 있던 그는 한참 뒤, 차들이 멈춘 다음에야 건너편에 다다를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수시로 무단횡단이 발생했다. 기자가 자리를 지키고 있던 1시간 동안에만 12명이 무단횡단을 해 지나쳐갔다. 5분에 한 번꼴로 무단횡단이 발생한 셈이다.

100m 안팎 거리에 횡단보도가 있긴 했지만, 굳이 돌아가 이를 이용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싸전다리 바로 앞쪽까지 무단횡단 방지펜스가 설치돼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해당 길목은 바로 인근에 큰 사거리가 있고 근처에 천변 주차장 진입로도 설치돼 있어 잠깐 사이에도 수많은 차들이 이동하는 곳이다 보니, 무단횡단 노인들은 항상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쏜살같이 달려온 승용차가 막 길을 건너려는 노인 앞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등 아찔한 상황도 속출했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68)는 “무단횡단하지 말라고는 해도 노인들은 안 듣는다. 울타리를 아무리 설치해도 소용없다”며 “노인들 대부분이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다 보니 한 발이라도 덜 걸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무단횡단을 하는 이들에게 물어본 결과 ‘횡단보도까지 가려면 너무 돌아가야 하다 보니 번거로워서 그랬다’고 대답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실제 이날 무단횡단을 한 정모(72)씨는 “시장에 가려고 하는데, 횡단보도는 너무 멀고 다리가 너무 아파서 어쩔 수 없었다”며 “나 말고도 여기로 건너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차라리 여기 횡단보도를 좀 설치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관련 사실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다. 무단횡단 방지 울타리도 앞서 무단횡단이 빈발하고 있다는 민원이 접수돼 최근 설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로 근처에 119안전센터가 위치해 있고, 소방 차량 진입로를 확보해야 하는 점 등 문제가 있어 당장 울타리를 확충해 설치하는 것은 무리”라며 “민원이 들어올 경우 경찰서 심의절차 등을 통해 신호등을 새로 설치하는 방안 등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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