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에서 80대 노모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일가족 5명이 숨지는 참변이 발생했다.

이들과 함께 발견된 큰딸도 의식이 없는 상태로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일산화탄소 중독’을 사망 원인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10일 전북경찰청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55분께 무주군 무풍면 한 단독주택에서 집주인 A씨(84·여), 큰사위(64), 작은사위(49), 작은딸(42), 손녀(33)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큰딸 B씨(57)씨는 의식이 없는 채로 화장실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어머니 생신 잔치를 위해 간 가족들이 연락되지 않는다”는 A씨 아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이들을 발견했다.

최초 발견 당시 3명은 거실, 2명은 방에 누워 있는 상태였다.

A씨 등은 잠든 것처럼 이불 등을 덮고 있었고, 주택의 문과 창문은 모두 닫힌 가운데 가스로 가득 차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숨진 5명에게서 사후 강직이 보이는 점 등을 토대로 이들이 8일 밤부터 9일 오전 사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의 코와 입, 혈액에서 일산화탄소가 검출된 점을 근거로 이들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잠정 결론 냈다.

A씨 집의 보일러실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설치돼있었으며, 상대적으로 배기가스가 유입되기 쉬운 구조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날(10일) 오전 1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보일러는 정상 작동했으나, 보일러 연통 배기구 일부가 막힌 정황 등 배기가스가 집안으로 유입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이물질은 보일러 연소 과정에서 지속해서 쌓인 타르 성분의 그을음 물질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사망자들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진 것이 명확해 보여 유족들의 의견을 토대로 부검은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오는 11일 해당 보일러의 연통을 분해해 정밀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조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