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고공행진 중인 물가와 환율을 잡기 위해 석 달 만에 다시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도내 영끌족과 자영업자 서민층이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3%대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고, 4·5·7·8월에 이은 다섯 차례 연속 인상도 한은 역사상 역대 최초 기록이다.

이에 따라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이들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실제 지난 2020년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에코시티에 아파트를 구입한 박모씨(43)는 최근 살고 있는 집을 팔고, 인근 지역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로 이사를 고민하다가 결국 포기했다. 

아파트 구입 당시 3억여 원을 대출받았는데 최근 금리 급등에 따라 이자 부담이 커져 대출금을 상환하고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아파트를 구입하려 했으나 매매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월급 받아서 4식구가 생활하는데 매월 이자 부담액이 점점 늘어나고, 앞으로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 돼 시세보다 싼 값에 내놓았는데도 매매가 되고 있지 않다”며 “부동산에 물어보니 단지 내의 매물도 점차 늘고 있다고 하니 당황스럽다. 밤에 잠이 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내 월급만으로는 생활이 힘들어져서 아내가 아이들 학원비라도 벌어보려고 지난달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무작정 금리만 올린다고 물가가 잡히는 것도 아닌데 서민층만 더 힘들다”며 “정부가 너무 무능하다. 고물가.고금리에 시름하는 서민층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연 8%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7%대를 기록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달 30일 기준 연 4.730~7.141% 수준이다. 

코로나19를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들도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코로나로 지금까지 하루 벌어 하루 살았는데 금리까지 뛰면서 대출 받아서 대출이자와 원금을 갚아야 하는 형편이다.

전주 혁신도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빚을 내 음식점 열었는데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공과잡비 등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며 “대출금 이자에 직원들 월급 주면 우리 부부 인건비 건지기도 힘들어서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오르면서 사람들이 쓸 돈이 없어서 그런지 손님도 확 줄었다. 정부가 물가 잡는다고 경기 다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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