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영 작가

한지는 사랑스러운 재료예요.”

18회 전국온고을미술대전에서 한국화부문 대상을 수상한 소진영 작가의 말이다.

사실 그는 학부생이던 시절 조소과에서 동을 용접하거나 나무 등을 사용해 작품을 만들었다. 졸업 후에도 조소 작업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던 어느 날, 전기톱으로 나무를 깎다 손을 크게 다치게 됐다. 그 이후로는 도구를 만지는 것이 무서워 작업을 주저했다.

하지만 미술 작업을 포기할 수 없었던 소 작가는 큰 도구가 필요하지 않은 재료에 눈을 돌렸다.

여러 재료를 살펴보다 전주 한지를 만나게 됐다.

그는 한지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물에 풀어 뭉치면 찰흙이 되기도 하고 색을 입히면 아름답게 머금었다섬유질 하나하나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그렇게 한지라면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겠다 생각하게 됐고, 전문적으로 공부하고자 전주대 문화산업대학원 한지문화산업학과로 진학했다.

부상이 그의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이 된 것이다.

소 작가는 처음에는 전공을 살려 조명과 같은 한지 조형물을 만들었는데 작업을 계속하면 할수록 한지의 유연한 물성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졌다현재는 한지의 물성에 관한 연구를 깊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진영, 온담
소진영, 온담

온고을미술대전에 출품한 온담역시 한지의 물성을 살린 작품이다.

바탕 같은 경우는 평면적이면서도 한지 특유의 요철을 표현했다. 직접 닥섬유를 물에 풀어 자연적으로 생기는 입체적 형상을 나타낸 것이다.

달항아리는 우리나라 전통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요소다. 한지를 일일이 불에 태워 만든 그을음으로 하나의 선을 만들고, 이를 수십 수백 번 반복해 선을 겹쳐가며 달항아리 하나를 만들어냈다. 수천 년의 정서가 쌓여 만들어진 전통의 미를 소 작가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것이다.

그는 대상은 더 잘하라는 의미로 주신 것 같다.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앞으로는 작품의 기법이나 방향에 대해 심오하게 연구를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소진영 작가는 전북대 예술대 미술학과와 전주대 문화산업대학원 예술학 석사를 졸업했다. 군산대 조형예술디자인학과 박사를 수료했다.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제20회 대한민국한지대전 현대부문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전주대 문화산업대학원 한지문화산업학과 초빙교수와 지고지순 대표 등으로 활동 중이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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