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

전쟁의 아픈 상처를 동학 정신으로 보듬고자 한다.

육근병 개인전 'plusism'이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에서 다음 달 4일까지 진행된다.

아트이슈프로젝트는 올해부터 2년 동안 ‘동학 예술 프로젝트 – 동학 정신 예술로 태어나다’를 주제로 예술가들의 철학과 정신을 담은 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는 동학 예술 프로젝트 네 번째 순서다.

예술을 통해 동학의 역사적 진실과 세계사적 의미를 창작한다는 프로젝트의 방향과 일맥상통하게 전시 타이틀 역시 사전에는 등재돼 있지 않은 ‘Plusism’이라 붙였다.

‘+’라는 기호는 사방(동서남북)을 나타내는 땅을 가리키며, 음양오행의 완성을 나타내는 이미지이다. 육근병 작가에게 ‘+’는 ‘눈’이기도 하다. 세상을 응시하는 눈과 교차하는 시선을 매개로 삶의 본질과 세계의 근원적 문제를 탐구한다. 그의 눈은 현실을 객관적으로 재현하고, 감정을 이입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표작 ‘생존은 역사다(Survival is history)’를 비롯해 ’십이지신상(十二支神像, The statues of the twelve Earthly Branches)과 처음 발표되는 ‘숨쉬는 게르니카 Breathing Guernica)’를 볼 수 있다.

생존은 역사다(Survival is history)
생존은 역사다(Survival is history)

‘생존은 역사다’는 스크린을 통해 만난다. 1945년부터 1995년까지 약 50년 동안 전 세계에서 발생한 큰 사건들을 서사적 시각으로 만든 작품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인류는 희로애락을 끝없이 생성하고 소멸시키는 순환을 거듭하면서 그 묵시록들을 기록해왔다”며 “인류가 남긴 기록이 ‘살아있는 DNA’이기 때문에 생존은 역사가 되고, 당신이 역사의 주체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십이지신상 시리즈(1)
십이지신상 시리즈(1)

‘십이지신상’은 파블로 피카소와 아돌프 히틀러, 마더 테레사, 마오쩌둥, 스티브 잡스, 체 게바라 등 인류의 생존이 낳은 세계 근현대사를 이끈 12명의 초상을 담은 작업이다. 십이지신상은 삼라만상의 귀결체이자 모든 인간이 하나씩 지니게 되는 각각의 에너지로서 만물을 작용하는 요소로서 존재한다. 세계 근현대사의 변화를 이끌어온 주요 인물들이 작가의 조형언어 안에서 우리에게 역사와 그들과의 관계를 사유하게 한다.

숨쉬는 게르니카(Breathing Guernica), 2022
숨쉬는 게르니카(Breathing Guernica), 2022

‘숨쉬는 게르니카’는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오마주한 작품이다. 피카소가 1937년 스페인 내전 당시 바스크 지방의 소도시 게르니카에서 발생한 비극적 참사에 분노해 작품을 남겼듯, 육근병 작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작품 중앙에는 소녀 아멜리아 아니소비치(Amelia Anisovych)가 위치한다. 아멜리아는 우크라이나의 한 피난처에서 겨울왕국 주제곡 ‘렛 잇 고(Let it go)’를 불렀다. 아멜리아는 그 후 피난을 간 폴란드에서 전통의상을 입고 우크라이나 국가를 부르게 되는데, 이것이 40여 개국에 중계되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 심금을 울리게 됐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아멜리아 바로 뒤에 서 있는 ‘나니아 연대기’ 연극에 출연했던 우크라이나 아역배우 소니아는 러시아 폭격으로 인해 숨졌다. 대조적인 결말을 맞게 된 두 소녀를 통해 전쟁의 비극과 참상을 그려낸 것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한리안 아트이슈프로젝트 대표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동학사상이 어떻게 예술가의 정신으로 꽃피우게 되었는지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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