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 빛과 색이 한데 어우러진다.

실경산수화로 정평이 높은 김학곤 화백과 메타버스 콘텐츠 기획자로 알려진 이광재 우석대 교수의 2인전이 ‘한글과 빛의 만남’을 주제로 오는 12일까지 청목미술관에서 열린다.

두 사람은 30여 년 가까이 호형호제하며 예술과 공예, 기술의 융합에 관심을 공유해왔다. 아울러 한글의 우수성과 조형미에 공감하고 한글의 형상을 일상생활에 응용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간의 노력을 총집합시킨 한글 기반 작품 40여 점을 전시한다.

특히 한글의 조형성을 토대로 한 서각 기법들을 적용했으며, 일부 작품은 한글의 세계화와 발전을 기원하는 의미로 빛과 조화를 시도했다.

서각뿐만 아니라 수묵, 한국 채색화, 서예, 조각, 공예, 공학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 기법 등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융·복합과 통섭을 환기하는 참신한 전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학곤, 봄이 오는 소리
김학곤, 봄이 오는 소리

3년 전부터 아트지와 폼보드 등 다양한 매체로 실험적 작업을 진행 중인 김학곤 화백은 한글의 우수성을 부각하고자 한글 글자 하나하나의 입체적인 맛을 살렸다.

대개 캘리그라피 작업이 평면적인 데 반해, 김 화백의 작품은 직선, 곡선, 면, 원, 기둥 등의 다채로운 조형이 종, 횡, 상, 하 방향으로 굴리고 연결되며 확보하는 공간성이 돋보인다. 몇몇 작품은 뒷면에 LED를 부착해 야간에 환하게 빛을 밝힘으로써 아름다움과 조형성이 배가되도록 했다.

김 화백은 “한글 서각에 한지와 한국화적인 색을 입혀 한국화를 보다 확장하고자 했다”며 “우수한 한글의 일상화를 위해 앞으로 여러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의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광재, 한글사랑
이광재, 한글사랑

이광재 교수는 서각 작업에 빛을 융합한 작업을 보여준다. 그는 서각의 내용적 깊이와 조형적 미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매체와 기법면에서도 동시대성을 적극 반영시켜 작업했다. 작품을 통해 서각이라는 장르가 유연하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다채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종합적인 예술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공학자이면서 현대서각에 입문하여 활동해온 이 교수는 “전통서각보다 현대 서각은 자유분방함이 있어 이번 전시를 위해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고 새로운 기법들을 시도했다”며 향후 전시에서도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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