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만 살았던 일상을 잠시 놓아두고 계절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담아 가는 가을도 어느 순간 끝자락을 향해 지나가고 있다. 붉은 단풍잎이 11월의 풍경을 만들었다면, 은행잎들은 푹신한 침대를 만들어 주고 있다. 걷는 걸음 하나하나 가을 향기에 힐링이 저절로 되는 요즘이다. 이 가을에 고창읍성과 문수사 단풍나무를 둘러보고 고창의 고인돌 유적비를 갈 때 꼭 들러봐야 할 곳이 바로 석탄정이다. 이곳에 갈 때는 명심보감 한 권을 가지고 가서 마음에 드는 구절을 골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몇 구절 읊고 온다면 더 이상 마음의 보약이 따로 없다. 가을여행지 고창 석탄정 추천한다.

▲문화재 감성여행

청명한 하늘 아래 더할 것 없이 아름다운 대자연 속 위치하고 있는 석탄정은 경직된 회의실을 벗어나 관내 유서 깊은 장소에서 주민들과 토론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오랜 가옥이지만, 후손들이 자유롭게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고창만의 문화재 유지관리 실력은 타 지역에서도 참고했으면 좋을 만큼, 상태가 아주 좋다.

석탄정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써 조선 선조 때 류운이 낙향 후 학문 강론을 위해 건립한 정자이다. 건축물의 구조가 타 지역에 존재하는 정자와는 다른 독특함을 가지고 있어서 건축연구에 가치가 높다.

▲운치와 풍류를 더하는 곳

과거 선비들이 학문과 토론을 하며 풍류를 즐긴 곳에서 친구들과 잠시 앉아 가을의 따뜻함을 사진으로 담아보자. 석탄정은 보면 볼수록 운치에 취하고 풍류와 마주하며 상쾌함이 뿜어져 나온다.

석탄정은 고창읍에서 도산리 보정 김정회생가나 고인돌박물관을 갈 때 중간에 위치하고 있던 정자로 기록돼 있다. 그리고 석탄정 바로 앞에는 고창천이 흐르고 있으며 주변은 온통 논으로 둘러싸여 있다.

선조 14년에 석탄 유운이 낙향해 학문을 강의하기 위해 33세에 세워진 이후 후손들의 노력으로 현재까지 보존돼 있다. 정자의 형태는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이며, 자연석 덤벙주초 위에 두리기둥을 세우고 도리 밑에는 장혀를 받쳤으며, 홑처마로 구성돼 있다.

마루 중앙에는 환도실이란 방을 만들어 비바람을 피할 수 있도록 했고, 방 뒤 칸의 마루는 높은 누마루로 설계해 밑에 아궁이를 만들어 겨울에도 불을 지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문화재 여행은 지루할 수 있지만 고창만이 가지고 있는 이색적인 풍경은 누구에게나 행복함을 제공한다./김대연기자·red@/자료제공= 전북도청 전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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