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물성을 지닌 나무에 치밀하고 자유로운 필획을 새겼다.

유대수 판화가가 개인전 ‘산산수수(山山水水)’를 우진문화공간 전시장에서 오는 14일까지 갖는다.

유 작가의 열여섯 번째 개인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에서는 ‘산산수수’를 주요 테마로 삼은 대형 목판화와 함께 ‘숲’ 시리즈 등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전 ‘숲’ 시리즈에 이어 무수히 반복되는 촘촘한 판각과 함께 역동적인 필획으로 채워져 복잡한 세상 속에서 자기 존재를 확인하고자 하는 의지로서 자아와 만물다중의 관계성을 수행적 태도로 형상화한 심상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그의 화면은 전체와 부분, 이상과 현실, 자연세계의 무한지경과 인간적 삶의 현재성을 뒤섞어 통찰한다. 수많은 관계와 사건으로 비유된 숲을 유랑하는 ‘나-자아 찾기’와 함께 반가사유상의 모습을 차용한 ‘생각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변화를 보여준다.

유 작가는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형상을 보되 형상에 속지 말고 형상을 읽되 형상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며 “없는 것을 상상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에 대해 설명한다.

끊어질 듯 이어지고, 복잡한 듯 단순하며, 가득 차 보이지만 무한한 미지의 공간을 연상시키는 대형 목판화 작품들을 통해 단독자로서 인간과 사회, 삶의 존재 의미를 함께 탐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유대수 판화가는 전주에서 태어나 홍익대 판화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문화인류학을 공부했다. 개인전 15회를 비롯해 그룹 및 단체전에 90여 회 참여했다. 전주 서신갤러리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전시기획자로 활동했으며 전북판화가협회 회장과 전주아시아태평양무형문화유산축제 예술총감독, 전주부채문화관 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사)문화연구창 대표이사와 대수공방 대표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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