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빈 방한 중인 베트남 푹 국가주석을 위한 공식 만찬을 열고 건배를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빈 방한 중인 베트남 푹 국가주석을 위한 공식 만찬을 열고 건배를 하고 있다.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한 윤석열 대통령이 일반에 공개된 청와대 영빈관과 상춘재를 국빈 행사 장소로 선택하면서 향후 활용 방안에 관심이 모아진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국빈 방문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위한 공식 만찬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한데 이어, 6일에는 청와대 상춘재에서 푹 주석과 친교 차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이 '용산시대' 이후 청와대를 일반국민에 개방한 뒤 대통령실의 내외빈 행사에 청와대를 이용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 영빈관을 대체할 장소를 물색하고 취임 후 주요 행사에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방컨벤션센터, 전쟁기념관 등을 이용했지만 시설과 규모면에서 국격에 맞지 않다는 대내외 평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대통령실은 영빈관을 다시 사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국빈 방한을 맞아 극빈한 대접을 위해 선택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용산시대'에 걸맞는 새 영빈관 신축을 구상하고 내년 정부 예산에 신축비용 878억6천300만 원 중 497억4천600만 원을 포함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야당과 여론의 반대에 부딪히며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빈 행사의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대통령실로서는 기존 영빈관을 일부 수리해 주요 행사장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희 정부 때 지어진 영빈관은 낡았지만, 웬만한 건물보다 격조 있어 국가 행사를 치르기에 알맞다는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건물 정면이 전북 익산에서 채취한 13m 높이의 화강암 기둥 4개로 웅장하게 장식됐는데, 건립 당시 자재가 너무 거대해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분해한 뒤 통과한 일화가 있다. 

대통령실 "어제 청와대 영빈관에 이어 오늘 청와대 상춘재를 국빈 행사에 활용한 것은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공간을 실용적으로 재활용하기 위해서"라며 "앞으로도 중요 국가행사 시 관람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청와대 장소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의 주요 국가행사를 맡아온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전날 영빈관이 국빈 만찬장으로 사용된 것에 대해 "당연한 일을 참 어렵고 힘들게 돌아서 왔다"고 말했다. 

그는 6일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정부가 이제라도, 부분이라도 청와대와 그 부속건물의 용도와 기능, 역사성과 의미를 되새겼으면 좋겠다"면서 "여전히 청와대 폐쇄의 당위를 주장하는 것 같은 쓸데없는 고집과 설득력 없는 주장을 버리고 활용 방안과 유지, 보수 방안을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국민들의 동의를 구하기 바란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차담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차담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