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나른지 한달도 넘었습니다. 요즘같이 일이 아예 없기는 처음입니다"

전주시에서 12년째 이사업체를 운영해 온 박모씨는 “아이들 학원비줄 돈도 없다”며 "너무 힘들어 배달일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박씨는 "겨울방학에 이사들을 많이 하는데 올해는 하루에 서너통 전화가 오는데 불과하다"며 "그나마 계약으로 연결되는 것은 드물다. 올 겨울을 버틸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 하락에 따른 ‘거래 절벽’이 서민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이사 수요가 급감하면서 공인중개사·이사·인테리어 업체 등 부동산 시장과 연관된 자영업이 고사 위기에 빠진 것.

실제 전주시 완산구의 경우 12월 23일 현재 아파트 매매거래가 10월 204건, 11월 141건, 12월 68건, 덕진구는 10월 185건, 11월 160건, 12월 74건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거래 건수가 수입과 직결되는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는 직격탄을 맞았다. 

전주시 덕진구 에코시티공인중개사 박진원 대표는 “지난 3개월 동안 아파트매매 중개를 한 건도 못했다”며 “아파트 전세나 그밖에 상가도 평년의 10% 수준으로 거래 전멸 상태”라고 말했다. 

전주시 혁신도시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 8월 여름부터 손님이 없어 중개보조원도 내보내고 혼자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며 "몇개월 동안 매매건 임대건 한건도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인테리어 업체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군산에서 인테리어업체를 운영하는 최모씨는 "이사를 해야 도배도 하고 씽크대, 마루 등도 교체하는데 요즘 이사 자체가 없다"며 "기존 집에 살던 사람들도 고금리에 불경기가 겹쳐 돈이 씨가 마르면서 공사할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매든 전세든 집이 나가질 않아 몇달 전 예약이 잡혔던 계약들도 공사를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거래 위축이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매매에 붙는 취득세 등을 낮춰 거래가 활성화 될수 있도록 유도해야 이삿짐, 인테리어, 부동산 중개 등 연관산업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밝혔다./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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