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적 급여제도인 ‘실업급여’(구직급여)의 고용보험 가입기간(최저 기여기간) 연장과 하한액 인하, 반복수급자에 대한 감액 등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라일보 윤소희 디자이너
전라일보 윤소희 디자이너

'일하는 근로자의 상실감'을 감안하고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도 재취업을 적극 유도하겠다는 것.

2017년 120만명이던 실업급여 수급자는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 170만여명, 2021년 177만여명으로 급증했다.

실업급여는 가입기간과 나이 등에 따라 수급액과 수급기준이 다르다. 

현재 하루 기준 상한액이 6만6000원, 하한액은 6만1568원으로 30일 기준 각각 198만원과 184만 7040원이다.

50세 이상은 120~270일, 50세 미만은 120~240일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정부는 실업급여 수급 증가 추세 속에는 부정수급의 증가도 숨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고용부는 부정수급이 의심되는 사례 9300여건을 확보해 실업급여 특별점검을 벌인 바 있다. 

실업급여는 국내 정기적 구직활동을 전제로 받아야 하는데 해외에 체류하면서 실업급여를 받은 사례 1600여건, 군 의무 복무기간 동안 실업급여를 받은 4600여건, 

임금체불에 따른 간이대지급금 지급 기간에 실업급여를 수령한 3000여건이 당시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가족을 고용했다가 실업급여를 타게 하거나 사업주와 고용인이 짜고 일을 계속하면서 실업급여를 받은 사례, 심지어 브로커를 통해 실업급여를 타낸 경우도 적발됐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을 채우기 위해 7~8개월(근무일수 180일) 일한 뒤 최소 120일분의 실업급여를 반복적으로 신청하는 관행도 포착된다. 

13일 고용노동부는 5년 동안 세차례 이상 실업급여를 받아 본 반복수급자 규모가 2018년 이후 매년 5% 안팎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정부가 하한액 인하, 반복수급자 감액에 나선 이유는 형사처벌 대상인 부정수급 외 반복수급 관행을 시정하는 데 있다. 

올해 월 최저임금이 201만 580원(주 40시간 기준)으로 여기에서 세금·교통비·식대 등을 빼면 7개월 일한 뒤 받는 실업급여 하한액보다 낮은 상황이 근로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봤다. 

정부는 기여기간을 10개월로 늘리고 하한액을 최저임금의 80%에서 60%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하한액이 120만6348원으로 낮아지는 등 반복수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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